“마음도 영혼도 없으며”… 독일 교회서 챗GPT 집례한 예배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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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로 구현된 남성 아바타가 설교하고 있다. ©KTLA5 방송 유튜브

생성형 인공지능인 챗GPT(ChatGPT)가 주관하는 교회 예배가 독일 바이레른주 소재 성바울교회에서 열렸다. 챗GPT가 집례한 예배에 대한 신자들의 반응은 긍정과 부정 의견 간 대립이 팽팽했다.

지난 10일 미국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각) 독일 바이레른주의 성바울교회에서 챗GPT의 주도 하에 약 40분 동안 설교, 기도 등이 진행됐다.

설교를 집례하는 목사는 챗GPT를 통해 흑인 남성 아바타로 구현됐고, 설교 단상 위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밖에 여성 2명, 남성 2명 등 총 4명의 아바타가 등장해 예배 전반 순서를 진행했다.

흑인 남성 아바타는 단조로운 목소리와 경직된 얼굴 표정으로 “올해 독일 개신교 대회에서 여러분에게 최초의 인공지능으로 설교를 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예수를 신뢰하면서 과거를 뒤로하고 현재의 도전에 집중하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라”고 설교했다.

인공지능 아바타의 설교에는 피상적인 표현이 일부 드러나자 신자들 사이에선 폭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날 예배에서 신자는 약 300명이 참석했다.

이 예배를 기획한 빈 대학교의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요나스 심머라인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예배의 98% 정도를 챗GPT가 만들었다”고 했다.

신자들 중 일부 사람들은 휴대전화로 예배를 촬영하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챗GPT가 집례하는 예배에서 주기도문을 따라 부르지 않으며 언짢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챗GPT로 구현된 여성 아바타가 예배의 한 순서를 진행하고 있다. ©KTLA5 방송 유튜브

참석한 신자 하이데로즈 슈미트는 AP와의 인터뷰에서 “마음도 영혼도 없으며, 아바타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몸짓도 없었으며, 빠르고 단조롭게 말해서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국내 한 여론조사에서도 챗GPT를 이용해 작성한 설교문에 대해 목회자들이 기대하는 신자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3월 24일부터 25일까지 목회자 650명(담임목사 325명, 부목사 325명)을 상대로 챗GPT에 대한 인식 및 사용 실태 조사를 묻고 4월 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목회나 설교를 위해 챗GPT를 사용해본 경험자는 5명 중 1명 꼴(20%)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9%는 앞으로 목회자들이 설교 준비에 챗GPT를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으나 본인 사용 의사를 물었을 경우 응답자의 46%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챗GPT를 이용한 설교문 작성에 ‘교인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목회자의 54%였다. ‘교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20%로 드러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챗GPT를 설교에 활용할 때의 문제점, 표절 문제, 설교 준비에 대한 우려 등을 종합하면, 아무리 챗GPT가 발전을 한다고 해도, 사람들의 영을 돌보는 목회자들은 자신의 묵상과 연구, 경험에서 우러나온 통찰력을 키우고 그 통찰력을 설교와 목회에 반영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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