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가 13일부터 17일까지 일정으로 강원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둘째날인 14일 주제강의에선 한종석 선교사가 ‘세계 기독교 상황에서 한국선교의 변화를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한 선교사는 우선 ‘편견’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무의식 중에 ‘우리가 선교지의 사람들 보다 영적으로 지적으로 우월하다’,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그들은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거나 ‘우리가 그들을 영적, 지적, 문화적 무지의 상태에서 구해주어야 한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선교지에서 사역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편견을 일으키는 첫번째 원인은 경제적 불평등이다. 우리는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상대적인 물질의 풍요함으로 인해 선교지의 그리스도인들을 무시하는 혹은 측은해 하는 경향이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며 “상대적인 빈곤이 영적 혹은 지적인 무지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데도 말이다”라고 했다.
이어 “경제적인 불평등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선교지의 교회를 대하는 태도의 문제”라며 “서구교회가 선교지 교회를 열등하게 인식하고 자신들은 그들보다 우월하므로 그들을 돌보아 주어야 한다는 자세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는데 우리도 그러한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그는 “구원자 콤플렉스”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한 선교사는 “구원자 콤플렉스는 한마디로 가난하고 영적으로 지적으로 무지한 사람들에게 가서 그 들을 구원하겠다는 내적인 갈망”이라며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고 도움을 주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그들은 구원을 받을 수 없다거나 현지교회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 우리가 나서야 한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면 이 것은 건강한 선교사의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한 선교사는 “이러한 편견을 극복하고 한국교회가 변화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선교의 참여자로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 세 가지 영역에서의 인식변화가 요구된다”고 했다. 바로 △의사 결정 △성경 해석 △재정의 영역이다.
그는 “이 영역들은 삼자원칙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데 선교지의 교회가 스스로 복음을 증거하는(자전) 건강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외부에 재정적·영적으로 의존하지 않고(자급) 스스로 권위를 가지고 의사 결정을 하고(자치) 스스로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자신학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한 선교사는 “한국 선교가 세계 기독교의 상황에서 하나님의 선교의 참여자로서 긍정적인 기여를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우리 안에 있는 편견과 자세를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한국 선교는 현지에서의 이양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양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양을 할 일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주는 자로 혹은 결정권자로 현지에 있지 않고 손님으로 있게 된다면 우리에게는 이양할 것들이 시작부터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 선교사는 “선교사가 현지에 있는 것은 현지에 무엇을 주는 자로 있는 것이 아니라 현지 그리스도인과 연합함과 하나 됨으로 그리고 함께 삶을 살아 나감을 통해서 하나님의 샬롬의 증인으로 현지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교지의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자리에서 권위를 가지고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하며(자치), 외부에 재정적으로 의존하지 않고(자급), 자신들의 삶의 자리에서 얻은 경험과 성찰을 통해서 성경을 해석하며 적용할 때(자신학화), 비로소 스스로 복음을 힘있게 증거하는(자전) 공동체로 자라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주제강의는 한 선교사 외에도 김영섭 선교사가 ‘세계 기독교’, 임태순 선교사가 ‘세계 기독교와 한국선교’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