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의 소리(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가 오는 2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성북구 소재 한국VOM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순교자 연대표’에 새로운 순교자 명판을 추가한다. 또 단편 영상을 공개해 한국교회와 기독교 단체 및 가족들이 6월 29일을 국제 ‘기독교 순교자의 날’ 기념일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교회 전통에 따르면, 매년 6월 29일은 사도 바울의 순교를 기념하는 날”이라며 “이날, 전 세계 기독교인들은 복음의 사명을 신실하게 감당하다 순교한 성도들이 남겨준 신앙과 믿음의 유산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한국VOM은 올해 기독교 순교자의 날을 맞아 2013년 2월 27일 케냐에서 순교한 소말리아 복음전도자 압디웰리 아흐메드(Abdiwelli Ahmed)를 기억할 예정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압디웰리의 이름과 이야기는 소말리아 기독교인에게 매우 잘 알려져 있고, 압디웰리의 순교는 21세기에 가장 인상적이고 강력하게 그리스도를 증언한 사건이다. 하지만, 사실 그는 전 세계 다른 기독교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그래서 우리는 올해 기독교 순교자의 날에 알려지지 않은 순교자, 압디웰리를 기억하고자 한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압디웰리는 대대로 이슬람교를 믿어온 독실한 소말리아족 무슬림이었다. 소말리아 사람들은 ‘소말리아인이 된다는 것은 무슬림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러나 대학 시절인 1993년 압디웰리는 이슬람교에 의문을 품고 성경과 코란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압디웰리는 성경을 읽을수록 그 말씀을 사모하게 되었고, 기독교인 친구와 토론한 끝에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며 “압디웰리가 이슬람교를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동료 학생들과 교수들은 그를 자신들의 신앙을 위협하는 존재로 간주했다”고 했다.
압디웰리는 순교 직전 “저는 구타를 당했다. 온갖 나쁜 일들이 일어나서 제 삶 전체가 위험에 휩싸였다”고 말했다고 현숙 폴리는 덧붙였다.
압디웰리는 친척인 이브라힘(Ibrahim) 목사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브라힘 목사는 소말리아 무슬림에게 다년간 복음을 전한 경험이 있었다. 이브라힘 목사는 압디웰리를 캠퍼스 사역 센터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압디웰리는 헬렌(Helen)이라는 나이지리아 여성을 만나 결혼했습니다.
헬렌 사모는 “처음 만났을 때 압디웰리는 ‘나는 주님을 사랑해요.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어요’라고 제게 말했다”고 했다. 마침내 두 사람은 농업 발전 사역을 통해 소말리아 사람들을 섬기며 그들에게 담대하게 복음을 전했다.
이후 헬렌 사모는 “우리는 생명의 위협을 받았을 때 함께 기도했고, 그렇게 기도하면 마음이 평안해졌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라고 한국 VOM에 말했다. 압디웰리의 멘토였던 이브라힘 목사는 “압디웰리가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복음전도자’ 였다”고 말했다.
압디웰리는 예수님을 믿은 지 20여 년 만인 지난 2013년 2월 7일 정오, 아내와 세 아들과 함께 거주하며 사역하던 케냐의 한 마을 중심가에서 다른 목회자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소말리아에서 온 암살단 세 명에게 총격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
헬렌 사모의 깊은 상실감과 슬픔을 느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남편의 순교를 사용하여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하나님은 승리하셨어요.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도 하나님이 승리하실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현재도 헬렌 사모는 세 아들과 함께 계속 소말리아 무슬림에게 복음의 손을 내밀고 있다. 헬레 사모는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까지, 길을 잃고 멸망해 가는 이 세상에 계속 손을 내밀어야 한다. 제 친구 한 명이 북동쪽으로 가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저에게 조심하라고 하기에 저는 ‘만약에 내가 내 목숨을 구하려고 하면 잃게 될 거야’라고 대답했다”고 했다.
지금까지 ‘기독교 순교자의 날’에 한국VOM에서 기념했던 순교자들 가운데는 2011년 3월 6일 ‘콜롬비아 무장 혁명군’으로부터 순교한 평신도 전도자 로치오 피노(Rocio Pino), 2005년에서 2010년 사이에 순교한 북한 지하 기독교인 차덕순, 그리고 이른바 ‘공산주의의 무명의 순교자들’이라 불리는 성도들(한국VOM 등이 1921년부터 현재까지 공산 치하에서 죽은 것으로 추정하는 2,500만에서 3,000만명의 기독교인)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