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베이사이드장로교회 담임 이종식 목사가 지난 4일(현지 시간) 오후 7시 뉴욕 퀸즈한인교회(담임 김바나바 목사) 바울성전에서 열린 제6회 이보교(이민자보호교회) 심포지엄에서 특별한 설교를 전했다.
이 목사의 이날 설교 제목은 스페인어인 “Mojado”로, 영어로는 “wet”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유독 이 단어가 히스패닉에게는 ‘불법체류자’라는 은어로 사용된다는 것을 이 목사는 설명하면서 이렇게 되기까지의 슬픈 과정이 있었음을 나눴다.
그에 따르면 불법이민자들이 남미에서 지금도 철조망을 넘어서 (미국으로) 많이 들어오는데 수천명이 넘는 이들이 화장실도 없는 환경에서 지내다보니 소변 등이 모여 냇물을 이룰 지경이 된다고. 보통 불법이민자들은 감시하는 이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에 도망을 가는데 필연적으로 이 냇물을 건너면서 몸이 젖게 된다.
이 목사는 이미 어린 시절 남미에서 여러 차례 이민을 경험해서 이민자들의 심정을 깊이 이해하고 있고, 또 그는 심지어 그런 이민 과정 중에 불체자의 신분으로 있어야 할 때도 있었기에 불체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사실도 알렸다. 그러면서 “나그네 된 자와 같은 이민자들을 교회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민자들을 교회들이 관심을 두고 돌보아야 하는 이유를 성경을 통해서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에 들어가 살게 됐을 때 가난한 나그네 된 자들을 도우라고 하셨다”면서 “이스라엘 백성들도 이전에는 나그네였다. 애굽에서 애굽인들의 도움으로 살았기 때문에 큰 민족을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의 삶과 관련해 이 목사는 “저는 이 곳에 나그네로 들어와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차피 이 곳은 우리가 개척한 곳이 아니고 누군가 개척하고 정착을 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 모두 나그네로 왔다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교회의 도움이나 여기에 사는 분들의 도움으로 지금의 평안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그런 사정을 기억하시고 나그네를 돌보라고 하신다”고 이보교의 역할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몸이 소변에 젖은데서 유래한 ‘Mojado’와 관련해서도 이 목사는 “저는 이것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받는 세례를 생각하게 됐다. 물 속에서 옛사람은 죽고 그리스도 안에 새 사람으로 사는 것인데, 이것과 마찬가지로 밀입국을 하는 남미 사람들은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 젖을 것을 각오하고 미국으로 넘어온 자들”이라면서 “저는 지금 법을 어기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교회는 그런 나그네 된 자들을 법의 눈으로 보기 보다는 새로운 삶을 위해서 들어온 그들의 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 보기 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 이보교 TF 위원장 조원태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이보교가 지금까지 걸어 왔던 길을 회상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로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조 목사는 이보교가 다른 단체와 비교해 없는 것들과 관련해 “이보교는 일을 계획하지 않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들으면 어디든 달려갔고, 할 일이 많아 일손이 부족했다”면서 “또 이보교는 예산이 없지만 투명한 결산만 있을 뿐이고, 돈보다 사랑임을 이보교를 통해 배웠다”고 간증했다.
이어 조 목사는 “이보교는 조직이 필요없다. 물론 사역의 비전은 있지만 아직도 조직에 서툰 모임에 가깝다. 그러나 아무도 엄두를 못 내는 일을 당당하게 해 나가게 하셨다”면서 “예수님 때문에 시작했고 예수님을 보고 달려갔고 예수님의 마음으로 교회 울타리 가까이 있는 이웃들에게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기를 원하는 우리 이보교를 응원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