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미국 의회 연설에서 과거 우리나라에 왔던 미국 선교사들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교계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끼친 기독교의 영향을 제대로 평가해주었다는 점에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현대 세계사에서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발돋움한 유일한 사례인 대한민국은 한미동맹의 성공 그 자체”라며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1882년 수교에서 시작된 140년의 한미 양국의 교류와 협력, 그리고 동맹의 역사를 되새겨보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헌법의 기초가 된 자유와 연대의 가치는 19세기 말 미국 선교사들의 노력에 의해 우리에게 널리 소개되었다. 그리고 그 후 우리 국민의 독립과 건국 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19세기 말 한국에 온 호러스 언더우드(Horace Underwood), 헨리 아펜젤러(Henry Appenzeller), 메리 스크랜튼(Mary Scranton), 로제타 홀(Rosetta Hall) 등 미국의 선교사들은 학교와 병원을 지었다”며 “특히 이들은 여성 교육에 힘썼고, 그 결과 한국 역사상 최초로 여성들이 교육, 언론,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 활동에 진출하는 기반을 닦아주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명예교수,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회장)는 “한국 기독교가 오랫동안 선교사들과 기독교가 한 일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 제대로 인정받지 못 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기독교가 대한민국의 개화와 독립운동, 건국 운동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걸 국제사회를 향해 공표한 것”이라며 “매우 긍증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또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이 선교사들을 통해 들어온 서구 민주주의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밝힌 것”이라며 “우리 헌법이 사실상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이는 올바른 역사인식”이라고 했다.
그는 “선교사들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받아들인 이승만, 안창호 같은 이들이 일제시대 우리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고, 그것이 오늘의 대한민국과 연결되는 독립운동”이라며 “이렇게 기독교가 한국 근대사에 끼친 영향을 공개적으로 전 세계 앞에 밝힌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한 가지 바란다면, 우리나라 교과서도 기독교에 대한 바른 평가에 기초해 공정한 서술을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