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메이플라워’ 교인 63명, 3년 인고 끝에 미국 땅 밟아

제주 거쳐 방콕서 구금까지… 부활절 앞두고 美 망명 허락

2019년 11월 중국을 탈출한 선전 개혁성결교회(일명: 메이플라워교회) 교인들이 지난 7일 미국 정부의 망명 승인을 받아 댈러스 포트워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차이나에이드 제공
중국에서 공산당의 박해를 피해 탈출한 기독교인 63명이 미국 정부로부터 인도주의적 가석방자 지위를 획득해 마침내 망명에 성공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선전 소재 개혁성결교회(일명 ‘메이플라워교회’) 교인들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떠난 3년의 여정을 마치고, 7일 밤 미국 댈러스 포트워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 행사를 가졌다. 이 중에는 어린이 35명이 포함돼 있다.

2019년 11월, 이 교회의 판용광(Pan Yongguang) 목사와 교인들은 중국 경찰의 위협과 심문을 받아 선전을 떠나 한국 제주도로 피신했다. 이들은 제주도에 머물며 한국 정부에 수차례 난민 지위를 신청했지만 거절되자, 작년에 유엔의 난민 지위를 얻기 위해 태국으로 이동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중국의 종교 자유 옹호단체인 ‘차이나에이드’(ChinaAid)는 CP에 보낸 성명에서 “미국 국무부, 국토안보부, 다양한 유엔 기관 및 태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미국 관리들이 그들의 석방을 성공적으로 협상했다”고 밝혔다.

채드 불라드 차이나에이드 CEO는 성명을 통해 “이것은 초당파적인 국제 협력의 성공적인 예”라며 “다양한 미 정부 기관, 특히 라샤드 후세인 대사가 이끄는 국무부 국제종교자유사무소, 방콕 주재 미국 대사관,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마이크 맥카울, 크리스 스미스 의장을 포함한 의회 사무실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교인들의 중국 송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온 크리스 스미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성명에서 “이 박해받는 중국 기독교인들이 미국에 도착해서 그들의 신앙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성금요일 다운, 완벽한 부활절 선물”이라며 “그들이 중국으로 강제 송환되었다면, 감옥에 투옥돼 심한 박해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복음주의 자문위원과 USCIRF 위원을 역임한 조니 무어 박사는 트위터에 “(재정착 소식에) 미국인인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 미국은 박해 받는 이들에게 피난처를 내어준다. 인류 역사상 이토록 많은 박해받는 신앙인들에게 피난처를 준 나라는 없었다”면서 “메이플라워 가족 여러분, 부활절을 맞아 새 집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이곳에서 여러분은 안전하다”라고 글을 썼다.

지난달 30일, 태국 이민국은 비자 기간을 초과하여 체류한 교인들을 가족과 따로 떼어 놓은 뒤, 방콕의 외국인 수용소 등 악명 높은 구금시설 두 곳에 감금했다.

차이나에이드는 당시 교인들이 파타야에 위치한 농프루에 지역 경찰서에서 탁자와 의자를 붙인 채 밤을 지새웠다고 보도했다. 차이나에이드 설립자인 밥 푸 목사는 “구금 과정에서 교인들은 국제 납치 및 송환 등 일촉즉발의 위험에 직면했으며, 중국 공산당에 의한 보복, 학대, 투옥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했다.

한편, 텍사스에 본부를 둔 ‘프리덤 시커스 인터내셔널’(FSI) 및 남침례교 산하 교회와 텍사스 동부의 교회들이 교인들의 재정착을 후원하기로 약속했다.

중국에서 박해를 피해 교인들이 집단으로 탈출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선전 개혁성결교회 교인들을 지칭하는 ’메이플라워’(May Flower)라는 이름은 17세기 영국을 떠나 북미 대륙으로 신앙의 자유를 찾아 나선 청교도 35명과 승객들을 태운 배의 이름을 따 지어졌다.

판 목사는 올해 ‘순교자의소리’와 나눈 인터뷰에서 2018년 이른비언약교회 왕이(Wang Yi) 목사와 함께한 점심 식사에서 중국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왕 목사는 판 목사에게 감옥에 가는 것에 대비하라고 귀띔했다. 왕 목사는 현재 9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왕 목사가 체포되자 경찰은 판 목사를 감시하기 시작했고, 교인들까지도 위협하며 자주 교회를 급습했다. 판 목사와 교인들은 중국에서 좋은 직업을 가졌지만, 공산당의 압제 속에서 자녀를 경건하게 키울 수 있을지 1년간 논의했고, 결국 만장일치로 중국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미국 국무부는 1999년 이후 거의 매년 중국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목해 왔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미국오픈도어’(Open Door USA)에 따르면, 중국에는 9천7백만 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있으며, 대다수는 정부에 등록되지 않는 지하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