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경찰서 경찰관들이 한 이주민 교회에서 미등록 이주민들을 연행한 사건에 대해 단속 시점을 두고 경찰과 교회의 주장이 ‘예배 종료 이후냐, 아니냐’를 놓고 엇갈리는 가운데, 교계에선 ‘예배방해’ 논란이 점화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경찰청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대구기독교총연합회를 찾아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김수영 대구경찰청장은 이날 이건호 대구기독교총연합회(대기총) 대표회장 등 관계자를 만나 “이주민 교회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과 관련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앞으로 종교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청장은 “외국인 등록증 위조 관련 신고를 받고 필리핀 국적자 9인이 있는 교회로 관련 불법 사항을 확인하고자 출입했다”며 “예배 중인 사실을 듣고 종료시간까지 기다렸지만 예배시간 지연에 따라 불가피하게 동의를 얻고 출입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 종교 탄압이나 교회 내 예배 방해를 위한 목적이 아닌 적극적 업무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앞으로 소속 경찰관에게 종교시설 출입의 경우 유의사항을 교육하고 종교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도록 협조와 동의를 얻어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미등록 이주민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한 것에 대해서 “교회가 3층에 위치해 있어 추락사 등 사고위험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건호 대기총 대표회장은 “성경 말씀대로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차별없이 대해줬으면 좋겠고, 특히 신성한 예배만큼은 존중해달라”고 했다.
앞서 지난 3월 12일 달성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달성군 논공읍 소재 논공필리핀교회로 출동, 필리핀 국적자 미등록 이주민 9명을 수갑을 채워 연행하기도 했다.
경찰은 교회 관계자로부터 예배 종료 시간을 공지받고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교회로 출입해 이주민들을 단속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교회 측 관계자인 대구NCC 소속 한 목사는 본지에 “예배가 시작된 후 몇 분 있다가 이주민들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등 경찰 심문이 시작됐다”고 주장하면서 서로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 달성결창서 112 상황실장은 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교회 측 관계자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외국인 위조등록증 소지 관련 경찰 신고가 접수돼 현장 파악을 위해 대구 논공필리핀교회로 들어갔고, 교회 간판이 걸려있는 것도 아니라서 처음엔 예배 중인 사실도 몰랐다”며 “그러다 교회 관계자는 ‘예배 중’이라며 밖에 나와 얘기하자고 했다. 교회건물로 처음 진입했을 당시는 단속 목적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 관계자로부터 예배 종료 시간이 12시 40분이라는 진술을 듣고 밖에서 기다린 뒤 진입하려다, 교회 관계자는 첫 진술과 달리 예배 종료 시간이 17시라고 말하길래, 오래 기다릴 수는 없어 교회로 진입해 단속한 시점은 13시 17분”이라고 했다.
한편, 예장 통합 이주민선교협의회 등 40여 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 논공필리핀교회 예배 유린과 교회 침탈에 저항하는 범기독교연대’는 지난달 29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교의 자유 침해라며 규탄했었다.
예배를 드리던 중 경찰에 연행된 필리핀 이주민 9명에게 외국인 위조등록증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불법 체류자로 확인돼 출입국 관리사무소로 인계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