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도시공사가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말썽을 빚은 이재록 씨가 현재 당회장으로 있는 만민중앙교회에 공공시설을 대관해주기로 했다가 논란이 되자 대관 승인을 철회했다.
30일 부천도시공사, 부천체육관 등에 따르면 만민중앙교회는 4월 9일 부활절을 맞아 예배 활동을 위해 부천체육관 대관을 신청했다. 만민중앙교회는 지난해 10월 부천체육관에서 창립 4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부천체육관 관계자는 본지에, 대관 신청을 접수 받은 지난 2월 중순 당시 만민중앙교회 당회장 이재록 씨의 성폭행 혐의를 몰랐고, 종교의 자유 등에 의거해 누구나 체육시설 사용을 신청할 수 있는 부천시 체육시설설치운영조례에 따라 대관을 승인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국 대관 승인을 철회하게 된 것. 부천시 공공청사 시설물 사용허가 지침 제5조(사용자 범위 및 제한)에 따르면, 시설물 사용목적이 공익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대관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
부천시기독교총연합회 직전 회장 김승민 목사는 3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28일 대관 승인 소식을 뒤늦게 알고 조용익 부천시장 등 지자체 관계자들과 긴밀한 소통을 했다고 한다.
김 목사는 “넷플릭스 다큐 ‘나는 신이다: 신이 버린 사람들’에서 이재록의 성범죄 등 여러 문제점을 조명하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 만민중앙교회의 체육관 대관 승인에 대한 충분한 취소 사유가 될 것이라고 조용익 부천시장 등 지자체 관계자들에게 호소했다”고 했다.
이어 “부천도시공사 측에 따르면, 도시공사는 만민중앙교회에 대한 체육관 대관 승인을 취소하기로 했고, 현재 행정절차만 남은 상황이라고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자체들은 각 지역 기독교연합회를 통해 이단 단체들이 집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파악하고, 관련 행사가 열리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목사는 또한 “이번 일을 통해서 기독교 이름으로 사회 질서를 무너트리고 있는 이단과 사이비가 더 이상 세상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기존 기독교인들이 더욱 바르게 신앙생활을 해야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록 씨는 만민중앙교회 여신도 9명을 수년간 40여 차례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9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16년을 최종 선고받고 대구교도소에서 복역해왔다.
그러다 지난 1월 대구지검이 건강상의 이유로 이재록 씨가 신청한 ‘형 집행정지’를 승인해주면서 이 씨는 잠시 풀려났다. 이어 수원지검 여주지청 관할 지역에서 치료를 받던 이 씨는 기간 만료를 앞두고 검찰에 신청한 ‘형 집행정지 연장’이 받아들여져 현재 일시 석방 중에 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넷플릭스 다큐 ‘나는 신이다: 신이 버린 사람’의 7·8회차에서도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씨의 성범죄 등을 조명하기도 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은 만민중앙교회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