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폭 근절대책 국회 보고… "학생부 징계기록 연장 검토"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서 학폭 관련 현안 질의
유기홍 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교육부가 학교폭력(학폭) 가해학생 조치 사항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록 보존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다만 그 방식에 대해서는 상임위 내에서도 여야 간에 입장차가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국회 교육위원회(교육위)에 현안 업무보고 자료인 '학교폭력 근절대책 추진방향'을 제출했다고 9일 밝혔다.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실 등이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학폭 가해자에게 엄정하게 대응하고 피해자는 우선 보호하는 것을 대책의 기본 방향으로 삼았다.

특히 교육부는 "가해 학생 조치 사항 학생부 기재 보존 기간을 연장하고, 이를 대학 입시 전형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기록 보존 기간을 조치의 수위에 따라 얼마만큼 연장할지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현행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예방법)에는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 1~8호를 각각 ▲서면사과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교내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및 심리치료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 등으로 규정한다.

이와 같은 조치 사항별 학생부 기재 보존 기간은 현재 교육부령인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에 근거한다. 제도 도입 초기인 지난 2012~2015년까지는 훈령인 '학교생활기록 및 작성 지침'에 근거했다.

고등학생에게만 적용할 수 있는 퇴학은 현재도 삭제가 불가능하고 영구 보존하지만, 학급교체와 전학은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기준이 완화됐다.

이를 통해 지난해까지 전학 조치는 졸업 후 2년 간 보존을 원칙으로 하되 졸업 직전 전담기구 심의를 거쳐 삭제가 가능했으며, 학급교체는 학생이 졸업함과 동시에 학생부에서 지워지도록 돼 있었다.

현재는 전학은 2년간 지우지 못하고, 학급교체는 졸업 후 2년 간 보존을 원칙(심의로 삭제 가능)으로 다시 강화됐다.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21년 교육부가 규정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 올해 3월 시행됐다.

이처럼 교육부가 재차 가해자의 조치 사항에 대한 학생부 보존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그 방식에 대해 온도차가 있다.

국회에는 현재 교육부령에 바탕을 두고 있는 학생부 보존 기한에 대한 근거를 상위 법률이나 대통령령으로 옮기자는 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수위가 가장 높은 것은 여당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2021년 대표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다. 근거와 기간까지 구체적으로 법률에 명시했다. 전학·학급교체는 졸업 후 10년, 출석정지는 5년이다.

다음은 민주당 김철민 의원이 올해 3월 대표 발의한 같은 법률 개정안이다. 학교의 장이 가해자가 받은 조치 사항을 학생부에 기록해야 한다는 근거를 법에 명시하고 구체적인 기간은 하위법령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담자는 내용이다.

학생부 기재 기간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지난달 21~22일 열린 교육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여야 간에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여당인 조 의원은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인 강 의원과 같은 당 서동용 의원 등은 처벌 강화가 곧 예방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고 소송 등 부작용이 크다고 맞섰다.

교육부는 기재 기한의 근거를 법률에 못박자는 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신중 검토 입장을 제시해 사실상 반대 뜻을 밝혔으며, 보존 기한을 얼마만큼 늘릴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지난달 21일 법안소위에서 해당 법 개정안에 대해 "조치를 계속 수정을 해 가면서 탄력적으로 신속히 대응해야 되는데, 법에 경직적으로 올려놓으면 개정 때마다 사회적 논란과 갈등이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차관은 학생부 보존 기간에 대해서도 "처음(2012년) 이것을 강하게 조치를 해 놨다가 현장에서 보면 '너무 경직적으로 운용이 되고 과잉이다'라는 인식들이 많아 점차 완화돼 현실에 맞게 지금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국회 보고 문건에서 학교 등 현장의 학폭 대응을 돕고 인성교육을 통한 예방책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현행 가해-피해학생 즉시 분리(3일 이내) 조치와 학교장이 가해자에게 내리는 서면사과, 출석정지 등 긴급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학교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검토 과제로는 일선 학교의 학폭 전담기구에 전문가 참여를 확대하고, 교권을 강화하며 학교장이 학폭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교육부는 이와 같은 기본 방향을 중심으로 시도교육청, 관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 중이며 이달 말까지 학폭 근절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회 교육위는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학폭 등을 주제로 현안 질의를 진행한다.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이 2017년 강원 소재 유명 사립 고등학교 재학 중 동급생에게 학폭을 행사해 강제 전학 처분을 받았으나 불복했고, 이후 학생부 비중이 낮은 대입 정시로 서울대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교육위 현안 질의에서는 재발 방지 대책과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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