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백교회, 교단과 비우호적”… 연례총회서 제명 여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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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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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백교회 앤디 우드 담임목사의 사모인 스테이시 우드 목사가 설교를 하고 있다. ©새들백교회 유튜브 영상 캡쳐
미국 남침례회(SBC) 집행위원회가 21일(현지 시간) 새들백교회를 “남침례회 협약과 우호적인 협력 관계에 있지 않은 관계”로 간주하라는 SBC 자격심사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였다.

SBC 교단지인 뱁티스트프레스(BP)에 따르면, 이러한 움직임은 새들백교회 창립자인 릭 워렌(Rick Warren) 목사가 은퇴한 뒤 앤디 우드(Andy Wood) 목사와 그의 아내 스테이시(Stacie) 목사로 교체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이뤄졌다.

새들백교회의 담임목사는 앤디 우드 목사이며, 스테이시 목사의 공식 직함은 공동목사(co-pastor)가 아닌 교육목사(teaching pastor)이다. 스테이시 사모는 지난해 10월부터 교육목사로서 설교를 맡아왔다.

자격심사위원회는 새들백교회의 협력 자격을 박탈한 사유로 사모인 스테이시의 역할을 지적했다. 남침례회 공식 신앙 선언문인 ‘침례교 신앙과 메시지’(Baptist Faith & Message 2000)는 제6조에 “남녀 모두 교회에서 봉사할 수 있는 은사를 받았지만, 목사의 직분은 성경에 의해 자격을 갖춘 남성으로 제한”함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이 원칙을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2022년 10월, 앤디 목사는 BP와의 인터뷰에서 부부가 “공동목사가 아니라 교직원으로서 고유한 역할을 맡는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우리는 목회와 가르치는 일이 남녀 모두가 교회에서 행사해야 할 기능이자 영적 은사라고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릭 워렌 목사는 2022년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SBC 연례 총회에서 대의원들에게 “목사의 직분과 은사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그가 전자 메일 주소록에서 대의원들을 언급한 대회장 발언에 대해서는 설명을 거부했다.

새들백교회는 2021년 5월 교회의 여성 사역자 3명(리즈 퍼퍼, 신시아 페티, 케이티 에드워즈)을 목사로 안수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재러드 웰먼(Jared Wellman) SBC 집행위원회 회장은 성명을 통해 “집행위는 오늘 회의에서 (새들백을 포함한) 5개 교회가 여성 목사직을 계속 맡고 있어 협약과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이 교회들은 수년간 귀중한 협력 교회였으며, 이 결정은 가볍게 내려진 것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SBC의 신학적 신념을 유지하고, 협력 교회 간의 일치를 유지하는 데 계속 노력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린다 쿠퍼(Linda Cooper) SBC 자격심사위원장은 2022년 연차총회에서 “새들백을 권고할 준비가 아직 되지 않다”면서 교단 내부적으로 “침례교 신앙과 메시지 2000에 명시된 목사직의 취지에 대한 다른 의견도 존재한다”며 제명을 유보한 바 있다.

새들백교회는 오는 6월 13일과 14일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SBC 연례 회의에서 결정에 항소할 기회를 가진다. SBC 조례 제8항에 따르면, 우호적인 협력 관계가 아닌 것으로 밝혀진 교회는 차기 SBC 연례 회의 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