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밀집지역인 대구시 북구 대현동에 이슬람 사원을 건립하려고 해 지역 주민의 반발을 사고 있는 건축주 관계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자신의 과거 SNS 계정에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의 강령 등이 담긴 그림을 게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탈레반의 미국 침공을 지지하는 듯한 내용의 게시 글을 SNS 계정에 공유하기도 했다.
대구시 외국인 근로자 A씨가 본지에 제보한 자료에 따르면,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주 측 대변인 B씨는 지난 2014년 11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각종 삽화와 함께 아랍어 등 중동권 언어들로 채워진 그림을 게시했다.
이란 선교사 출신 이슬람 전문가 이만석 박사(4HIM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림의 상단 왼쪽 부근에 위치한 검은색 깃발의 문구를 “알라 외에는 다른 신은 없고, 무함마드는 알라의 메신저”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 박사는 “IS·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들의 강령”이라며 “최소한 무슬림들로 구성된 무장단체라면 이 같은 종교적 고백을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박사에 따르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이 이슬람 원리주의에 따라 테러행위를 일으키는 근거 구절은 코란 9장 5절의 ‘비무슬림을 만나면 죽여라’, 코란 8장 39절의 ‘비무슬림이 한 사람도 남지 않을 때까지 전쟁을 일으키라’, 코란 49장 15절의 ‘알라를 위해 생명과 재산을 바쳐 싸우라, 이런 사람만이 진정한 무슬림’ 등이 있다.
또 그림 속 검은색 깃발 아래 위치한 주황색 및 빨간색 글씨는 ‘알라의 자비냐, 사탄의 재앙이냐’, 이어 바로 아래 적힌 노란색 글씨는 ‘사탄의 최악의 시스템’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래로 보이는 ‘불’ 그림엔 짙은 빨간색의 글씨가 겹쳐져 있는데, 이는 ‘이슬람식 공화국 제도(Islamic Republic)’로 해석된다고 이 박사는 전했다.
이만석 박사는 “‘이슬람식 공화국 제도’는 한 국가의 입법·사법·행정 등 모든 분야의 최종 결정권을 이슬람 최고 성직자에게 부여하는 것”이라며 “이슬람 최고 성직자가 모든 제도 위에 군림하면서, 이슬람 율법으로 국가를 통치하는 체제”라고 했다. 이어 “이슬람식 공화국 제도 이외의 모든 정치 체제를 사탄의 시스템으로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림의 하단 오른쪽 끝엔 검은색 복장을 한 기사가 말을 탄 채 칼을 빼들고 있으며, 비둘기를 사이에 두고 ‘칼리프(Khalif,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의 후계자’를 의미)’라는 뜻의 흰색 글씨가 적혀 있다. 그리고 비둘기 바로 위엔 ‘알라의 최고의 군대’라고 해석되는 흰색 글씨가 쓰여 있다.
이에 대해 이 박사는 “칼리프가 이슬람 율법으로 통치하는 이슬람식 공화국 체제를 순순히 받아들이면 비둘기로 상징되는 평화가 찾아오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칼로 응징을 하고 전쟁을 치르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파키스탄 출신 경북대 유학생이기도 한 B씨는 지난 2020년 6월 ‘지금은 탈레반이 미국의 인권 침해와 핵 자산 보호를 명분으로 미국을 침공할 적기’라고 쓴 다른 누군가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B씨는 본지와의 문자메시지 연락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던 당시 미국의 상황을 풍자하는 글이었다”며 “탈레반이나 다른 나라 출신 무장 테러 단체의 행위나, 그들의 미국 침공을 결코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들의 강령 등이 적힌 그림을 게시한 것에 대해선 “당시 19살에 썼던 글로 나를 판단하지 말라”며 “사람의 정신세계는 더 많이 배우고 경험할수록 성장한다”고 해명했다.
이만석 박사는 이 해명에 대해 “이슬람 신자들은 이슬람 율법 ‘타키야(Takiyyah)’ 교리에 따라, 외부 세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며 “코란 2장 225절은 ‘너의 맹세 속에 비의도적인 것은 책망하지 않으나, 너희 심중의 의도적 맹세는 책망한다’고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