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온라인 예배’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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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교인들 교회 잘 안 나와… 신앙 약화” 지적

41.5% “올해 한국교회 키워드는 ‘공동체성·오프라인 회복’”

과거 사랑의교회에서 현장 집회가 열리던 모습(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 없음) ©사랑의교회

한국교회가 ’온라인 예배’ 딜레마에 빠졌다. 계속 하자니 교인들이 교회에 잘 나오지 않고, 그렇다고 안 하자니 시대에 뒤처지는 것 같아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20년 초,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본격 영향을 미친 이후 한국교회에 하나의 ‘상식’처럼 되어버린 것이 바로 ‘온라인 예배’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주일예배 등을 온라인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한 것이다.

불가피했던 면이 있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교회 현장(오프라인) 예배 인원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그 후유증이다. 온라인 예배에 익숙해져 버린 일부 교인들이 현장 정상화 이후에도 주일예배 등에 잘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인데, 그로 인해 한국교회 교인들의 신앙 열정이 전반적으로 식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2023년 한국교회 키워드’에 대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한 이 조사에는 총 727명이 참여했고, 이들 중 가장 많은 41.5%의 응답자들이 ‘공동체성·오프라인 회복’을 올해 한국교회 키워드로 꼽았다.

얼마 전 천석길 목사(구미남교회 담임)는 교계 매체인 ‘코람데오닷컴’에 ‘실시간 예배 중계를 중단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주목을 받기도 했었다. 천 목사는 이 글에서 “모든 일상이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당연히 교회에 나와서 예배를 드려야 할 그리스도인들이 아직도 스마트폰으로 들여다보고 있으면서 예배를 드린 것으로, 주일을 지킨 것으로 자기 스스로를 위로하곤 한다”고 했다.

그는 “믿음으로 예배의 자리에 힘을 다해 나아 올 때 우리 가운데에서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할 수 있다”며 “이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예배의 자리로 나와야 한다”고 했다. “사람들은 한번 편한 것에 길들여지면 점점 더 편해지고 싶어 한다”고도 썼다.

일각에선 미국 교회의 쇠퇴 원인을 과거 라디오나 텔레비전 같은 대중매체를 통한 예배의 확산에서 찾기도 한다. 실제 현지에선 텔레비전 전도를 의미하는 ‘Televangelism’(Television+Evngelism)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였다. 미국의 교인들이 교회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이런 매체를 통해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 그들의 신앙을 약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예배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그로 인한 후유증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교계와 목회 현장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예배 회복’이라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