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모 목사(웨슬리안조직신학 연구소/옥스포드대학 Ph.D)가 최근 서울 노원구 소재 원천교회(담임 박온순 목사)가 주최한 조직신학 세미나에서 강의했다. 이날 행사에서 1·2부는 임 목사가 각각 ‘개혁주의와 복음주의: 상호 이해와 상호 협력을 위한 제안’, ‘웨슬리 신학에 대한 오해와 바른 이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제3부는 ‘이 땅의 교회와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회’로 진행됐다.
3부 기도회는 감리교바로세우기연대 사무총장인 한철희 목사의 인도로 목회자들을 위해(주미영 선교사, 러시아), 성도들을 위해(설호진 목사, 예배하는 교회), 나라의 지도자들을 위해(이일호 목사, 전 칼빈대 교수), 백성들을 위해(탁인경 전도사, 옳은가치시민연합 대표), WCC와 NCCK탈퇴를 위해(허장 목사, 한반교연 공동대표), 각자 섬기는 교회와 가정과 성도들을 위한 기도로 진행됐다.
임성모 목사(웨슬리안조직신학 연구소/옥스포드대학(Ph.D)는 먼저 ‘개혁주의와 복음주의: 상호 이해와 상호 협력을 위한 제안’이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전 세계 교회에서 가장 강력한 신학적 흐름은 자유주의를 제외하면 개혁주의와 복음주의”라고 했다.
이어 “개혁주의(Reformed Theology, Reformed Tradition)는 장 칼뱅(John Calvin) 사상에 바탕을 둔 신학”이라며 “여기에서 부터 청교도주의 (Puritanism), 17세기 개혁주의 스콜라티시즘 (Scholaticism), 언약신학(Covenant Theology), 화란 개혁주의(아브라함 카이퍼, 헤르만 바빙크 등), 미국 개혁주의 (루이스 벌콥, 벤자민 워필드, 찰스 핫지 등), 유럽 개혁주의(칼 바르트, 위르겐 몰트만, 토마스 토랜스 등)를 거쳐 최근 각광받는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의 마이클 호튼에 이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혁교회는 예나 지금이나 교리 연구가 깊고 그것을 신앙고백(예.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나 핵심적인 신조(도르트회의의 TULIP)에 잘 표현하고 있다“고 했다
임성모 박사는 영국의 로버트 레담의 말을 빌려 개혁주의에 대해 “첫째, 하나님의 자기 계시, 삼위일체, 중보자로서의 예수 그리스도는 개혁주의의 명백한 초점”이라며 “타락한 인간은 하나님을 알만한 지식을 갖고 있지만 구원은 오직 삼위일체 하나님의 주권적 활동에 근거한다”고 했다.
그는 “이중예정설은 구원에 있어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을 의미한다. 즉 구원은 인간에게 달려있지 않고 전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속죄(atonement)에 근거한다”며 “성령님은 신자를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고 연합하게 한다. 구원받은 신자의 삶은 성경에 의거해 질서를 잡게 되고, 성화와 율법 준수가 중시된다”고 했다.
또 “둘째, 칼빈 등 초기 개혁주의자들에게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의 지속적인 초점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다. 하지만 이후 스콜라시즘과 언약신학의 발전에 따라 그리스도 대신 다른 요소들이 지배적으로 부각됐다”며 “셋째, 개혁주의는 단일하지 않다. 도르트회의 이전에는 구원의 범위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있었다. 17세기 언약신학 발전 당시 언약은 하나님의 일방적 약속인지, 아니면 하나님과 인간 사이 상호 동의에 의한 성립인지에 대한 논란도 발생했었다”고 했다.
임 박사는 “레담이 빠뜨린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성경의 권위 강조다. 종교 개혁자들은 당시 교황·교회·전통에 집중한 로마 카톨릭과 달리 성경에 권위를 뒀다”며 “19세기 독일 자유주의 신학자들이 역사비평 등 세속 학문으로 성경적 권위를 재단하려 들 때 미국 개혁주의자들은 성경 무오설(bibilical inerrancy), 성경 영감설(bibilical inspiration) 등을 발전시켰다. 성경이 교회 신앙 및 신학의 최고 권좌에 현재까지 자리를 유지할 수 있던 것은 종교개혁자들의 공헌이 크다”고 했다.
또한 “현재 한국 장로교단이 300여개가 넘는 상황에서 진리 수호를 위한 교단 분열은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일례로 프린스톤 신학교에 봉직했던 메이천과 반틸이 갈라져 나와 웨스트민스터 신학교를 새로 설립한 사건은 좋은 예”라며 “하지만 칼빈 신학이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낭비하는 경우도 본다. 가령 복음이 아닌 당대 문화적 요소마저도 영속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격상시키는 해석학적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적 권위를 유지하되 역사나 문화적 요소에 대해선 해석의 탄력성을 유지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한다”고 했다.
임 박사는 복음주의(Evangelicalism)에 대해 “18세기 존 웨슬리(John Wesley), 조지 휫필드(George Whitefield) 등 영국의 메소디즘(Methodism) 운동과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등 미국의 대각성 운동 등이 현대 복음주의의 기원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20기에 영국에서는 존 스토트, 미국에선 칼 헨리, 빌리 그래함 등이 막강한 영향력을 미쳤다”며 “데이비드 베빙튼(David Bebbington)이 정의한 복음주의는 첫째, 거듭남(중생) 경험, 회개와 칭의를 중시한다. 둘째, 성경을 신앙과 신학의 최고 권위로 여긴다. 셋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을 믿는다. 넷째, 전도 봉사 등 신앙의 표현을 강조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존 스토트가 주도한 1974년 로잔회의에서는 기독교인의 사회정의를 위한 참여도 강조했다”며 “풀러 신학교 로버트 존 스톤 교수는 복음주의 신앙을 머리, 가슴, 손으로 비유하고 셋이 같이 움직이는 것을 중시한다. 하지만 큰 약점은 신학적 깊이가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확히 말하자면 목회 현장에서의 정확하고 깊이 있는 신학적 훈련이 부족한 목회자를 자주 본다. 신학 교육과 목사 안수 과정이 총체적으로 부실해서 생긴 문제일 수 있고, 또 한 가지 지적할 부분은 다양한 그룹들이 복음주의란 타이틀을 내세워 교리적 일체감이 부족하다”고 했다
임성모 박사는 “일례로 오순절 교회가 주장하는 방언 등 성령의 은사, 성령 세례 등에 대한 일치된 견해가 없다”며 “이런 식으로 신학 훈련이 부족하기에 목회자들이 신사도 운동 등에 빠지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개혁주의 측은 복음주의의 신학적 기반이 약하다고 비판하며 일부 보수적 학자들은 감리교, 성결교, 구세군 등 복음주의 교단들에는 알미니안 색채가 다소 베어있다고 의심한다. 알미니안은 칼빈주의자로부터 이단으로 정죄 받았다”며 “웨슬리 사변형(Wesleyan Quadrilateral, 성경 전통 이성 경험)도 비판한다. 웨슬리 자신은 사변형을 주장한 적이 없다고 했으나 일부 웨슬리안 주의자들이 자유주의나 펜테코스탈 교리의 영향으로 교리와 성경을 이탈해 세속적 이성 또는 감정주의·열광주의·신비주의로 빠지는 경우가 가끔 일어나기 때문에 전혀 틀린 비판이라 볼 수도 없다”고 했다.
반면 “복음주의 측은 개혁주의를 차가운 교리주의로 몰아붙이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보수적이고 정통을 주장하는 개혁주의일수록 성령의 은사를 초대교회 기간에 국한시킨다고 불평한다”며 “개혁주의가 성령의 사역을 무시하지는 않으나, 복음주의 교회는 펜테코스탈 교회의 영향에 따라 성령의 은사를 강조하는 측면도 강하기 때문에 여기서 입장 차이가 생긴다”고 했다.
임 박사는 “동성애 신학, 교세 축소 등 교회 위기 시대 개혁주의와 복음주의는 둘 다 주님을 따르기에,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약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진정한 교회를 세우고 시대적 도전에 응전해야 할 때”라며 “개혁주의는 신학의 중요성, 복음주의는 성령이 주시는 신앙의 활력을 서로에게 강조할 수 있다”고 했다.
금번 세미나를 주최한 원천교회 담임 박온순 목사는 “지난번 감신대의 바울전도단 등이 감신대에서 개최한 신학 세미나에 이어 금번 세미나를 열게 됐다”며 “기독교가 본질에서 벗어난 신학 사조와 사상으로 점점 쇠락해 가는 때, 먼저 목회자들이 참된 진리의 터 위에 제대로 믿고 있는지, 바르게 가르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해 신학 세미나를 열게 됐다”고 했다.
1부 강의 영상(https://youtu.be/meofNul9Tws), 2부 강의 영상(https://youtu.be/qqnWf9NvCXs)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