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김현성 임시대표회장 ‘출판기념회’ 적절성 논란

“정상화 기로 정기총회 앞두고 부적절” 비판 제기돼
한기총 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가 그의 책 「김현성 변호사가 본 한국 기독교 이야기」 출판기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가 「김현성 변호사가 본 한국 기독교 이야기」라는 책을 펴내고, 26일 오전 서울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그레이스홀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 책은 프롤로그, 제1장 ‘변호사와 한국기독교의 만남’, 제2장 ‘한기총이 쏘아 올린 통합의 공’, 제3장 ‘한기총이 남긴 발자국들’, 제4장 ‘거꾸로 보는 목사와 종교지도자협의회’, 제5장 ‘목사 아닌 변호사 대표회장에게 묻는다’, 에필로그로 구성돼 있다.

김 변호사는 프롤로그에서 “이 책은 변호사로서 독특한 경험을 기록한 것이다. 목사가 아닌 변호사의 눈에 비친 한기총 이야기, 목사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일선의 목사들과 기독교인은 물론 비기독교인과 일반인들도 원로 목사들의 세계와 지도자급 목사들이 모여 있는 한기총의 막전막후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한기총의 파행으로 법원이 파송한 김 변호사가 이 시점에서 ‘한기총’을 주요 소재로 한 책의 출판기념회를 한 것을 두고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법원이 그를 파송한 목적이 ‘한기총 정상화’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데, 아직 그것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출판기념회가 웬말이냐”는 것이다.

당초 한기총은 오는 31일 정기총회를 열고 새 대표회장을 뽑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표회장 입후보자가 없어 정기총회 날짜를 오는 2월 14일로 연기했다. 대표회장 입후보자 등록 기간은 1월 25일부터 오는 31일 오후 3시까지다.

한기총 정상화의 기로가 될 정기총회마저 이렇게 한 차례 연기되는 등, 한기총은 여전히 ‘비정상’인 가운데 있다. 그런 한기총의 임시대표회장인 김현성 변호사의 ‘출판기념회’를 두고 교계에선 김 변호사가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은 지난 2020년 9월 21일 김 변호사를 한기총의 대표회장 직무대행으로 파송했다. 이후 약 2년 4개월이 지났다. 한기총의 비정상이 장기화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미 이전부터 김 변호사에 대한 비판은 제기돼 왔다.

교계 한 관계자는 “한기총이 정상화 되느냐 마느냐의 중차대한 정기총회를 앞두고 임시대표회장의 출파기념회라니 정말 낯뜨겁다. 교계에서 이런 전례를 보지 못 했다”며 “정기총회가 끝나고 임시대표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해도 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김 변호사가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고레스왕’을 언급한 부분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목사가 아닌 필자가 한국의 대표적 연합기관인 한기총의 대표회장을 맡게 된 것을 두고, 목사들 사이에서는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거나 ‘하나님이 보내신 사람’이라며 필자에게 성경에 ‘기름 부음 받은 자’로 등장하는 ‘고레스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이 분들은 아마도 필자의 합리적이면서도 강단 있는 모습을 보고 한기총의 고질적이고 총체적인 문제점을 해결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 같았다”며 “아무리 필자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하더라도 고레스왕은 필자에게 과분하고 부담스러움을 너머 가당찮은 별명이 아닐 수 없었다”고 했다.

특히 그는 별도로 한 페이지를 할애해 성경 속 ‘고레스왕’에 대해 설명해 놓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고레스왕은 구약성경 이사야 45장에 등장하는 탁월한 왕으로, 바벨론으로 잡혀 와 노예로 살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성전을 지으라며 풀어준 인물이다.

고레스왕이라는 별명이 “가당찮다”면서도 굳이 그 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놓은 것은 은근히 자신을 그 왕에 비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