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대현동 주택가에 건축 중인 이슬람 사원(모스크)을 둘러싸고 지역 주민들과 건축주 사이의 갈등이 약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중앙정부인 문화체육관광부까지 나서 이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인권단체와 언론 등에서는 “문화 다양성을 인정하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거나, 건축 반대가 “이슬람 혐오”라는 식의, 건축주 측에 우호적인 목소리가 주로 나오고 있다. 분위기가 이렇게 된 탓에 자칫 ‘혐오자’로 낙인찍힐까봐 이슬람 사원 건축을 우려해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이에 본지는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행동을 반드시 배타적인 것으로만 치부해야 하는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짚고 넘어가야 할 다른 문제는 없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이만석 선교사(4HIM선교회 대표)와 소윤정 교수(아산대학교 선교대학원 아랍지역학)다. 아래 이들의 주장을 차례로 정리했다.
◆ 이만석 선교사
“저는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보고 있다. 우선 형평성 문제다. (다른 나라 출신들이) 우리나라에 모스크를 지을 수 있다면, 우리나라도 그 쪽 나라에 가서 교회를 지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들 나라에서 교회를 차별하면서도 다른 나라에 와 종교의 자유를 주장한다면, 이는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다. 나는 이란에서 약 20년 간 있었다. 그곳에서 교회를 짓는다는 건 상상을 못 한다. 대구 이슬람 사원 건축 문제도 이런 형평성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또 하나의 관점은 모스크가 들어설 위치에 대한 것이다. 실제 대현동에 몇 번 가봤다. 주택들이 밀집한 지역에 모스크를 짓고 있다. 주변 골목은 자동차 한 대가 들어가기에도 빠듯했다. 이런 곳에 수백 명이 모이는 모스크가 들어서면 그 지역 주민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들이 건축에 반대하는 것도 이런 점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모스크가 아닌 교회나 절이었어도 아마 반대했을 것이다. 종교 자유 문제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 주민들에게 문화 다양성을 인정하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강요만 할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끝으로 문화 다양성과 관련해 한 마디 하자면, 그것은 다른 나라 등의 고유한 삶의 스타일과 문화를 존중하자는 것이지 일방적으로 수용하자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일각에서는 문화 다양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왜 받아들이지 않느냐’는 식으로만 주장하고 있다. 그로 인해 다른 이들이 겪게 될 문화적 불편이나 피해는 잘 고려하지 않는다. 잘못된 것이다.”
◆ 소윤정 교수
“이슬람은 단지 종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를 포함한 종교 이상의 특수문화이다. 즉, 이슬람은 종교의 범주를 넘어 그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한 마디로 다른 종교들과 달리 정교일치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슬람을 수용함에 있어서 우리가 어디까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것은 당연히 숙고해야 할 부분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합의나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오늘날 다문화라는 이름 아래 수용을 강요하는 듯한 분위기가 있어 우려된다.
프랑스 같은 경우 ‘톨레랑스’(관용) 정신에 의해 다문화 정책을 폈다가 다시 이전으로 회귀했다. 이슬람 문화가 다른 문화와 섞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양성은 ‘상호’ 존중이 전제돼야 한다. 한 쪽이 양보를 하면 다른 한 쪽 역시 그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슬람 측이 그들과 다른 문화권에서 종교의 자유나 다양성 등을 요구하려면, 그들 역시 상대의 정당한 요구와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 특히 이번 대구의 사례처럼 주택가 한 가운데 사원을 짓는 경우엔 더욱 더 그렇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오히려 역차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