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이날 이 같은 차별금지 사유를 포함한 ‘서울대 인권선언문’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를 통해 서울대가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차별금지 사유로 포함한 인권헌장 제정을 보다 더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던 것.
그러나 오 총장이 ‘선언문’이 아닌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학내외 반발을 의식해 수위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대 트루스포럼 김은구 대표는 이날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하지만 오세정 총장의 담화문은 인권헌장 제정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권헌장 추진 세력은 이번 담화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헌장 제정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차별금지 사유로 규정하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며 “성에 관한 우리의 윤리기준을 근본적으로 변경하는 것이고, 생물학적 남녀 구분과 가족제도를 해체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의 윤리기준과 남녀구분, 가족제도를 근본적으로 뒤집는 문화혁명”이라며 “이러한 함의를 깨닫는다면 대다수의 학생들은 반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인권헌장 제정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며 “우리는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면서 생물학적 남녀 구분과 가족제도, 건강한 성윤리를 해체하려는 은밀한 시도들에 강력히 저항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 가지 반가운 사실은, 예전보다 이 문제의 위험성을 인식한 학생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라며 “크리스찬들을 중심으로 많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변화된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크리스찬이 아닌 학생들 사이에서도 인식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서울대인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와 에브리타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며 “이는 차별금지법이 지닌 문제점을 그동안 적극적으로 홍보해 온 많은 분들의 노력의 결과”라고 했다.
또 “서울대는 젠더이데올로기에 기반한 ‘성인지 교육’을 일방적 실시하고 있는데, 해당 교육을 이수하고 오히려 그 문제점을 스스로 인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