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목자교회 유기성 목사가 지난달 27일 주일예배 설교를 끝으로 사실상 이 교회 담임목사 사역을 마쳤다. 유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선한목자교회에서의 저의 목회와 삶을 돌아보면 정말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했다.
유 목사가 속한 기독교대한감리교회(감독회장 이철 목사)의 행정 절차상, 공식적으로 그는 내년 4월 중앙연회에서 은퇴하게 된다. 그러나 교회에서의 은퇴는 오는 11일 정기당회를 통해 하게 될 예정이다. 교회와 교단의 행정 절차 차이일 뿐이다.
만 65세인 유 목사는 교단이 정한 정년인 만 70세보다 5년 일찍 은퇴하게 된다. 유 목사는 은퇴 절차를 마무리한 뒤 현재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위드지저스미니스트리’(위지엠) 사역에 집중하며, 이 단체가 펼치고 있는 ‘예수동행운동’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유 목사는 6일 SNS에 “공식적으로는 내년 4월 연회에서 자원 은퇴하지만 지난 11월 마지막 주일, 담임목사로서의 마지막 설교를 했다. 이제부터는 안식월을 지내게 된다”고 썼다.
그는 “은퇴하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무거운 짐이 벗겨진 듯 너무나 편안하고 또 자유롭다”며 “은퇴한 지금,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급한 것이 무엇인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무엇인지, 진정 감사할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분별되어진다. 죽음의 문을 건너갈 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이 마음을 잘 지켜야 하겠다”고 했다.
유 목사는 “그동안 저는 은퇴하는 순간이 ‘예수님을 바라보는 제 믿음의 검증’의 시간이라 생각해 왔다”며 “감사하게도 마음의 흔들림 없이 은퇴 과정을 밟아 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담임목사로서의 마지막 설교 날이 가까오면서 어쩔 수 없이 감정이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는 그는 “마지막 설교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되었다. 그 때, 김선도 감독님께서 소천하셨다는 소식이 왔다”고 했다.
유 목사는 “저와 저희 가정이 가장 어려웠을 때, 품어주셨던 큰 은인이셨기에 모든 일정을 뒤로 하고 달려갔다”며 “그렇게 토요일 고 김선도 감독님의 입관예배를 드리고 주일 선한목자교회에서 마지막 설교를 하고 다음 월요일 장례예배와 하관예배에 참여했다”고 했다.
그는 “이처럼 제 마지막 설교 전후로 고 김선도 감독님의 장례식이 진행됐다. 그러면서 담임목사 직에서의 은퇴는 아무 것도 아님을 깨달았다”며 “죽는 순간이 진정 자신의 신앙을 검증하는 시간인 것”이라고 했다.
유 목사는 “은퇴하면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가 제 사무실을 정리하는 일이었다”며 “볼 수 없는 책들, 쓸데없이 쌓아둔 서류들, 원고들, 자료들을 정리하면서 제 손으로 제 뒷정리를 할 수 있음이 감사했다. 다른 사람이 정리했으면 부끄러웠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죽고 난 다음에는 다른 사람이 제 뒷 정리를 하게 될 것이다. 은퇴하면서 언제 죽어도 뒤가 잘 정리된 삶을 살아야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한편, 유 목사의 후임은 이미 약 1년 6개월 전에 선임된 김다위 목사다. 당시 미국에서 한인교회를 담임하고 있던 김 목사는 지난해 11월 14일 선한목자교회에서 처음 주일예배 설교를 전했다. 이후 김 목사는 지금까지 약 1년 간 유 목사와 함께 목회하며 일종의 인수인계 기간을 거쳤다.
교회가 유 목사의 후임으로 김 목사를 선임했을 때 이미 유 목사는 자신의 조기은퇴를 예고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