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국가들, 포괄적 성교육에 저항… 책임 등 강조한 성교육 해야”

사회
교육·학술·종교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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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포괄적 성교육에 대한 국제적 저항운동’ 세미나 열려
위르겐 윌커스 교수 ©노형구 기자

국회의원 정경희 의원실이 주최하고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 등 3개 단체가 주관한 ‘윌커스 교수 초청 국제학술세미나-유네스코 포괄적 성교육에 대한 국제적 저항운동’ 세미나가 1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 위르겐 윌커스 스위스 쮜리히대학 교육학 교수는 “게오르게 학파 소속인 헬무트 베커 등은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유네스코의 포괄적 성교육(CSE)의 주요 설계자였다. 이 교육에는 5세 유아부터 자위 교육 시행도 있다”며 “유네스코의 포괄적 성교육은 소아를 상대로 쾌락의 증대와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독일 68혁명에서 기원한다. 이러한 성교육은 사회주의적 인간화를 목표로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네스코의 포괄적 성교육은 지난 2009년 처음 제정됐다. 관련 단체들은 지난 20년 이상 포괄적 성교육을 국제적으로 강제하기 위해 대대적인 로비활동을 펼쳐왔다”며 “이 교육의 핵심 사항은 성에 대한 자유롭고, 쾌락이 강조된 권리 그리고 결혼과 이혼의 권리 등도 포함하고 있다”고 했다.

윌커스 교수는 “독일 68혁명은 소아·청소년들을 상대로 쾌락의 정치화를 극대화하기 위해 세뇌를 지향했다. 유네스코의 포괄적 성교육도 이를 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교육은 개별국가의 문제다. 학부모에게 성교육에 대한 선택권이 주어져야 한다. 절대로 학생들의 성도덕에 악영향을 줘선 안 된다. 그리고 학생들을 세뇌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현대 21세기 독일의 성교육은 독일 68혁명 성교육이 주요한 내용으로 삼던 ‘쾌락’에서 ‘사랑’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영국 중고등학교 공립과정에서 성교육은 의무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그 성교육 전체나 부분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도록 선택권을 갖고 있다. 다만 자연과학에서 이뤄지는 성교육 수업은 의무”라며 “반면 초등학교에선 성교육은 의무사항이 아니다. 학부모들에게 자녀에 대한 성교육 선택권이 보장돼 있다”고 했다.

그는 또 “2017년부터 스위스에서도 유럽인권법원(EGMR) 판결에 근거해 아동에 대한 성교육을 의무화 하고 있다. 하지만 아동들의 질문을 유도하고, 어떤 형태의 세뇌도 해선 안 된다고 명시했다”며 “유럽인권법원(EGMR)은 초등학교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의 목적 중 하나는 성적 침해와 성폭력으로부터 아동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즉 아동권리 보호가 주요한 판단의 기초다. 유네스코의 포괄적 성교육은 현재 스위스에서 시행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윌커스 교수는 “이처럼 유럽 학부모들은 조직적인 유네스코의 포괄적 성교육에 반대하고 있다. 반대하는 핵심적 이유는 이 성(Sex) 교육이 사랑이나 관계를 배제한 채 그저 쾌락획득으로만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나 또한 유네스코의 포괄적 성교육이 진보적인 성 개념을 제공하지만 이와 반대 입장을 지닌 ‘타자’를 배제한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윌커스 교수는 “스칸디나비아 국가 등 유럽 내 소수 국가들만이 아동들의 초기 연령에서부터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어떠한 성교육도 성적인 쾌락을 약속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치국가는 정치적 의견형성을 존중해야 하고 소수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하지만 모든 다른 이들에게 적대적인 자세로 스스로 헤게모니를 획득하고자 민주주의적 게임규칙들을 무시하는 소수자들에게 공론의 장이 방치돼선 안 된다”고 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노형구 기자

토론자로 나선 현숙경 교수(침신대)는 “1994년 카이로 세계인구대회는 재생산 건강 및 권리, 다양한 가족 개념을 주창했다. 1995년 4차 세계여성대회에선 성적 재생산권, 성적 자기결정권과 젠더 개념을 강조했다”며 “그리고 이러한 것을 아동부터 성인까지 모든 국민을 상대로 교육할 것을 강령으로 의무화했다”고 했다.

현 교수는 “이에 행동강령의 일부 내용에 유보를 표한 24개국이 등장했다. 브루나이 아르헨티나,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등”이라며 “이들 국가들은 ▲혼외 성관계는 도덕적·윤리적·종교적·법적으로 용인될 수 없다 ▲성적 재생산권은 성적 자유와 낙태를 의미하므로 반대해야 한다 ▲생명은 수정되는 순간부터 시작한다 ▲젠더 개념은 부정되며 성별은 생물학적으로 결정 된다 등을 강조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13년 창립한 싱크탱크 ‘어젠더 유럽’은 30개국 100여개 단체로 구성된 정치인·기업가들의 연합 조직이다. 이들의 모토는 ‘자연 질서의 회복’이다. 기독교 가치관에 기초하고 있다”며 “가족 개념, 생명존중, 낙태·동성애·유네스코 포괄적 성교육에 반대하고 있다. 그리고 정치적 로비 활동과 국민 투표, 국민 청원 등을 통해 유럽 국가들의 법제정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했다.

또 “현재 유럽 25개국 가운데 20개 나라가 유네스코의 포괄적 성교육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 벨기에·에스토니아·네덜란드·스웨덴 등 5개국이 찬성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는 북유럽식 성교육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현 교수는 “지난 2020년 루마니아에선 ‘성교육 의무화 법 제정’ 움직임이 보이자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정부는 성교육시 부모의 동의를 필수로 한 조항을 법에 첨가했다”며 “지난 2018년 헝가리도 기독교 가치관에 기초해 공교육에서 젠더·평등·재생산권리 교육을 금지하고 있다. 대학에서도 젠더 연구를 금지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올해 앨라바마·애리조나·아이오와·루이지아나 등 미국 16개 주에선 젠더 교육을 금지하는 법이 제정됐다. 젠더교육 관련 책을 도서관에 비치하는 것을 금지한다. 전반적으로 성교육 시 학부모의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현 교수는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 ‘연구평가기관’은 2019년 유네스코의 포괄적 성교육 관련 교재 103편, 절제 교육 관련 교재 17편을 종합해 재평가를 실시했다. 목표는 임신 예방과 성병의 감소, 그리고 성관계 나이 지연 여부 등”이라며 “이 같은 목표 달성 효과를 측정한 결과 포괄적 성교육은 12%에 불과했지만, 절제 교육은 47%에 도달했다. 이 연구를 통해 포괄적 성교육보다 절제 교육이 더욱 효과적인 성교육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현 교수는 “수많은 국가들이 포괄적 성교육에 저항하고 있다. 부모가 교육의 선택권을 가진다. 우리가 아이들을 지키려면 성에 대한 무제한적 권리와 자유를 가르쳐선 안 된다. 윤리·생명·책임·가정 등을 강조한 성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선 음선필 교수(홍익대 법대)가 사회를 맡았고, 정경희 의원과 조배숙 대표가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이제봉 교수(울산대 교육학과)가 ‘한국에서의 포괄적 성교육’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하고, 하선희 대표(콜슨 펠로우즈 한국지부)가 ‘자녀를 교육하고 보호하는 것은 국가가 아니라 부모의 책임이자 권리이다’라는 제목으로 토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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