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이하 현지 시간) 아미니(22)는 히잡을 부적절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이란 도덕경찰에 체포된 지 3일 만에 구금 도중 사망했다.
반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3일 전례 없는 시위의 배후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있으며, 이란의 발전을 막기 위해 혼란을 조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아티클18(Article 18)’은 이란 연합교회 함가암평의회(Hamgaam Council of United Iranian Churches) 및 파르스신학센터(Pars Theological Centre)와 최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세 단체는 성명에서 “우리는 마흐사의 죽음 이후 유례없는 용기로 시내 거리에서 시위를 벌인 이란의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종교적, 인종적, 문화적 정체성을 나타내는 이란 국민들에게 히잡을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로 간주한다”면서 “이와 함께 다른 차별적 법률의 폐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 모두는 마흐사’, ‘여성, 생명, 자유’는 이란의 용감한 여성들과 남성들의 슬로건 중 하나”라며 “이 투쟁에서 인종, 종교, 언어, 신념에 관계없이 우리 모두가 삶, 자유, 평등에 대한 희망뿐만 아니라 불의, 억압, 종교적 독재라는 공동의 고통에 맞서 싸우고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고 전했다.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 오픈도어스(Open Doors)도 공동 성명의 내용을 지지하고 나섰다. 영국 및 아일랜드 오픈도어스 CEO인 헨리에타 블라이스는 “기독교인들이 이란 내부와 그 너머 모두에서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란에 있는 기독교인들은 이미 신앙으로 인한 모진 박해를 받고 있어 시위에 가담할 경우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현지 교인의 대다수는 지하 가정교회에 참석하고 있지만, 공안의 지속적인 급습과 체포, 투옥 및 고문의 위협 속에 살고 있다. 일부 신자들은 보복의 위험 때문에 온라인을 통해서만 교제를 나누고 있다.
이란은 올해 오픈도어스가 선정한 ‘기독교 박해 상위 50개국’ 중 9위를 차지할 정도로 박해가 극심하다.
블라이스는 “이란 정권은 세계 최악의 인권 박해 기록 중 하나를 갖고 있다”며 “이란의 기독교인들은 이란 전 국민의 권리가 존중되어야만 그들의 종교적 권리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내외 기독교인들이 (반정부)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자유를 위한 이란의 투쟁을 지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라이스는 이란 정부의 인터넷 차단에 맞서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대신 목소리를 내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이란에서 박해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교회의 성장세를 목격하고 있다. 이란 기독교인들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란인권(Iran Human Rights, IHR)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시위대는 133명이며, 체포된 수는 2천 명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