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히스패닉 복음주의 신자 66% “낙태 금지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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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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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반대 시위 장면(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Unsplash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미국 히스패닉 복음주의자들이 임신 후기 낙태를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기독교인 투표 장려 시민단체 마이페이스보츠(My Faith Votes)는 전미히스패닉 기독교리더십 콘퍼런스(National Hispanic Christian Leadership Conference, NHCLC)와 함께 1002명의 복음주의 기독교인과 503명의 히스패닉 복음주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설문조사는 올해 8월 23일부터 9월 6일까지 진행되었으며, 낙태 정책과 미국이 직면한 기타 정치적 사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중 복음주의 유권자의 15%만이 “임신 중 여성이 원하는 언제든지 낙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으며, 히스패닉 복음주의 유권자들은 12%만이 동의했다.

반면, 히스패닉 복음주의자의 약 5%는 “낙태가 임신 첫 6개월 동안만 합법화되어야 한다”고 했으며, 18%는 “임신 첫 3개월 동안만 낙태가 가능해야 한다”고 답했다. 나머지 66%는 “낙태 전면 금지”에 대해 찬성했다.

히스패닉 복음주의 유권자의 38%는 낙태가 “강간, 근친상간 또는 산모의 생명을 구하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13%는 “산모가 의료 응급 상황에 처한 경우에만 합법적 낙태를 지지” 했고, 15%는 “낙태 전면 금지”를 찬성했다.

복음주의 유권자 중 14%는 “모든 경우에 낙태가 불법화되어야 한다”고 답했으며, 16%는 낙태가 “산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만 합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37%는 “강간과 근친상간 또는 산모의 생명을 구하는 경우를 제외한 낙태 금지”를 지지했으며, 13%는 “임신 첫 3개월”, 4%는 “임신 첫 6개월” 동안 낙태를 허용하는데 찬성했다. 반면, 임신 기간 내내 낙태 합법화를 지지한 응답자는 15%에 그쳤다.

설문조사에서 “임신 3개월차 낙태를 지지하는 의회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에 대해 묻자 히스패닉 복음주의 유권자 중 8%만이 투표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답했으며, 9%는 “다소 더 높다”고 밝혔다.

반면, 유권자의 39%는 지지할 가능성이 “훨씬 더 낮다”고 말했고, 16%는 “다소 더 낮다”고 밝혔다. 나머지 28%는 투표할 가능성이 “더 높거나 낮지 않을 것”이라며 중도 입장을 보였다.

전체 복음주의 유권자 중 과반수(52%)는 임신 후기 낙태를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더 낮았다. 22%는 투표 가능성이 “더 높거나 낮지 않다”고 답했으며, “다소 더 낮다(12%)”, “훨씬 더 높다(7%)”, “다소 가능성이 있다(6%)” 순이었다.

새뮤얼 로드리게스 NHCLC 회장은 “여론조사 결과는 분명하다. 어떤 (임신) 상황에서도 낙태를 지지하는 민주당은 라틴계보다 백인 엘리트 자유주의자를 선택하는 당”이라며 “당 출입문에 ‘라틴인 출입 금지’라는 팻말을 붙인 격”이라고 질타했다.

낙태 문제와 관련하여 전체 복음주의와 히스패닉 복음주의 유권자의 견해는 거의 일치했다. 그러나 낙태 이외에,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평가는 히스패닉계 복음주의자들이 비 히스패닉계보다 좀 더 우호적이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멕시코 남부 국경에서 미국 입국을 시도하는 불법 이민자에 대한 처리 방식과 관련해, 전체 복음주의 유권자의 75%가 반대하는 반면, 히스패닉 복음주의 유권자는 62%로 다소 낮았다. 2020년 CNN이 실시한 대선 출구조사에서도 히스패닉계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보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을 33% 더 지지했다.

반면, 올해 초 영국의 유력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와 인터넷 시장 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히스패닉계는 공화당 후보보다 민주당 부호를 17%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2년새 절반 가까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