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 이하 언론회)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에 논란과 관련, 이를 보도한 MBC를 비판하는 논평을 26일 발표했다. 그러나 MBC는 “어떠한 해석이나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언론회는 이 논평에서 “최근 대통령에 관한 비속어 논란이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등 퇴치를 위한 것)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다. 그리고 나오는 자리에서 비속어를 사용하였다고 하여, ‘외교 참사’라느니, ‘외교 문제 비화가 우려된다느니’하는 말들이 정치권과 방송을 통하여 나왔다”고 했다.
이들은 “MBC에 속한 제3노동조합에서 24일 ‘외교 참사 부를뻔한 보도에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며 “(제3노동조합은) ‘윤석열 대통령 발언을 느리게 재생해 보면 이를 ‘국회에서 승인 안 해 주면 바이든이’라고 단정해 보도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MBC는 (미국)이라는 있지도 않은 단어까지 자막으로 넣어 방송했다. 한‧미 정상이 관련된 중차대한 사안에 보도 참사를 일으킨 것이다’라고 성명했다”고 했다.
언론회는 “적어도 해외에 나가 국익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대통령과 관련된 내용을 방송할 때는 정식으로 인터뷰를 하되, 핀마이크를 꼽고, 20cm 이내에서 정확히 녹음한 것을 사용한다고 한다”며 “그런데 MBC는 지나가는 대통령이 1m 이상 떨어졌고 핀마이크도 사용하지 않았으며, 주변이 어수선하고 시끄러운 상태에서 자기들이 작위적으로 카메라에 찍은 것에 있지도 않은 단어들을 자막으로 넣어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MBC의 이런 보도 태도는 우리나라 국격(國格)을 떨어트리기도 하고, 외교 문제에 손상을 주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 전반에서 서로가 믿지 못하는 신뢰감을 떨어트린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그 손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MBC는 관련 입장문에서 “최대한 절제해서 영상을 올렸고, 어떠한 해석이나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며 “뉴스 가치가 있다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신속, 정확하게 보도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기본 책무”라고 했다.
MBC는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습니다만, ‘국익’을 명분으로 정치 권력이 언론 자유를 위축하고 억눌렀던 수많은 사례를 기억하고 있다”며 “거의 모든 언론사가 해당 동영상을 보도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일부 정치권에서 유독 MBC만을 거론하면서 ‘좌표 찍기’하듯 비난하는 것에 대해 MBC는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다.
또 최근 다시 낸 입장문에서는 “MBC에 대한 부당한 공격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사적 공간에서 이뤄진 발언을 보도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펴다가, MBC가 보도한 발언 내용이 틀리다는 공격으로 이어졌고, 그 다음에는 대통령의 발언에는 비속어 자체가 없는데 MBC가 ‘가짜뉴스’를 보도했다는 식으로 언론 탄압의 강도를 더해 가고 있다”고 했다.
MBC는 “‘좌표 찍기’를 통한 부당한 언론 탄압에 강력히 유감을 표하며 이에 굴하지 않고 의연하게 진실 보도를 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