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가 25일 "북한이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날 오전 기자단 공지를 통해 "25일 오전 6시53분경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600여㎞, 고도는 60여㎞, 속도는 약 마하5(음속의 5배)로 탐지됐다.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며, 이동식발사대(TEL)을 이용한 내륙 지역에서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과 관련한 세부 제원은 현재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다.
북한의 태천 지역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태천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관하고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장소 중 하나다. 일부 일본 언론에서 보도한 '변칙궤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5번째다. 앞서 북한은 지난 6월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8발을 발사한 바 있으며, 이후 113일째인 이날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올해 발사한 미사일은 총 19발(탄도미사일 17번, 순항미사일 2번)이다.
우리 군 당국은 전날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대비태세에 돌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귀국을 위해 이륙하기 직전 공군 1호기 안에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한 것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비태세를 갖추기 위해서였다.
윤 대통령은 안보상황점검회의에서 국방장관으로부터 도발 발생 시 가능한 조치에 대해 보고 받은 뒤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리 준비한 대응조치를 즉각 시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김승겸 합참의장은 폴 라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과 공조 화상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한미연합 해상훈련 등을 통해 연합방위태세에 나섰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이를 규탄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여 한미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비태세를 철저히 갖춘다는 방침이다. 이번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했던 국방력 강화 및 무기개발의 일환인 만큼, 북한이 계획한 시간표대로 추가 도발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관련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SLBM을 포함해 여러가지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한국 해군과 미국 항모강습단과의 연합훈련이 더욱 강화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에서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실시되는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통해 북한의 어떠한 형태의 미사일 도발도 무력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이건함은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릴 만큼 위협적인 군사력·규모를 자랑한다. 레이건호는 길이 333m, 폭 77m, 높이 63m에 달하며 선내에는 FA-18 슈퍼호넷 전투기, E-2D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등 함재기 90대를 탑재하고 있다. 승조원은 약 5000명에 달한다.
이번 부산 작전기지에 기항하는 미 5항모강습단은 총 3척이며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을 비롯해 순양함 챈슬러스빌함,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 등이다. 또 한미 연합훈련에는 미군의 로스앤젤레스(LA)급 핵추진 잠수함 '애너폴리스'(SSN-760)도 함께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연합해상훈련을 통해서 북한의 어떤 형태의 미사일 도발도 무력화하겠다는 의지와 연합방위훈련을 더욱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지금까지 말했던 것처럼 확고한 확장억제 능력을 현실화하고,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해 한미간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