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또 최초… '오징어 게임' 에미 감독·남우주연 등 6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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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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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혁 감독상, 이정재 남우주연상 쾌거
배우 이정재 씨가 에미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유튜브 ‘Television Academy’ 영상 캡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에미(Emmy) 시상식에서 감독상·남우주연상 등 6관왕에 올랐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만들어진 드라마가 이 시상식 후보에 오른 것도 상을 받은 것도 모두 처음이다.

'오징어 게임'은 12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이크로소프트시어터에서 열린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Primetime Emmy Awards)에서 황동혁 감독이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을, 배우 이정재가 같은 부분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4일 열린 프라임타임 크리에이티브 아트 에미 시상식에서 배우 이유미가 받은 여우단역상을 포함해 특수효과·스턴트퍼포먼스·미술상을 더해 총 6관왕에 올랐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영미권이 아닌 지역에서 만들어진 드라마가 후보로 지명되고 상을 받은 건 에미 74년 역사상 '오징어 게임'이 최초다. 미국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The Academy of Television Arts & Sciences·ATAS)가 주최하는 에미 시상식은 'TV 아카데미'로 불릴 정도로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황 감독은 아시아 감독 최초로 에미에서 감독상을 받아내는 역사를 썼다. 앞서 2016년 인도계 미국인 감독 겸 배우 아지즈 안사리가 '마스터 오브 논'으로 아시아계 감독 최초로 감독상 후보에 오른 적은 있으나 수상하지는 못했다. 황 감독은 "사람들은 내가 역사를 썼다고 하지만 우리가 함께 역사를 쓴 것"이라며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만들어진 작품이 에미에서 상을 받는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즌2로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이정재 역시 아시아 국적 배우 최초로 에미에서 연기상을 받은 배우가 됐다. 앞서 2010년 아치 판자비가 '굿 와이프'로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조연상을, 2017년 리즈 아메드가 '나이트 오브'로 리미티드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대런 크리스가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로 다음 해 같은 부문에서 수상한 적이 있긴 하다. 다만 판자비는 인도계 영국인, 아메드는 파키스탄계 영국인이고, 크리스는 필리핀계 미국인이다. 영어가 아닌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배우가 에미 주요 부문에서 수상한 건 이정재가 최초다.

이정재는 무대에 올라 영어로 "에미 측과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팀에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한국어로 "대한민국에서 보고 있는 국민 여러분과 친구, 가족, 소중한 팬들과 이 기쁨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정재는 시상식이 시작되기 전 레드카펫 행사에서 '상을 받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바로 볼 수 있는 곳에 트로피를 놔두겠다"고 했다. 이날 이정재는 연인인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과 손을 잡고 포토월에 서기도 했다.

이정재와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정호연,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오영수와 박해수는 수상하지 못했다. 또 '오징어 게임'은 작품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으나 수상에 실패했다.

시상식 중엔 '오징어 게임'을 위한 특별 무대가 열리기도 했다. 이정재와 정호연이 버라이어티 스케치 부문 작품상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올랐을 때, 무대 한 쪽에는 극 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영희 인형이 들어섰다. 이를 본 이정재와 정호연은 마치 드라마에서 그랬던 것처럼 움직이지 않고 잠시 멈춰서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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