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법률가회·복음경제인회준비위원회가 31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소재 한신인터밸리 빌딩에서 ‘차별금지법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조배숙 변호사(복음법률가회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기업은 효율을 추구하는 집단인데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등에 대한 차별금지를 적시한 차별금지법(안)은 기업의 채용 입지를 좁혀 경영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했다.
이어진 발제에서 한정화 교수(한양대 명예)는 “한국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위기에 직면한 지금, 기업의 활동의 발목을 잡는 불필요한 규제들을 제거 내지 완화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성적지향·장애·병력·나이 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적 행위를 한 기관을 제재하거나 시정명령을 통해 차별을 해소하고자 입법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차별금지법이 기업에 적용될 경우 규제 피로감이 높아져 기업 경영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 교수는 “차별금지법이 시행될 경우 고소·고발이 무제한 제기될 것이다. 혐오·표현의 정확한 기준도 제시하지 않는 채, 성적지향 등에 따른 차별금지를 명시한 차별금지법은 고용주의 표현·양심·종교의 자유에 따른 채용을 크게 제약한다. 이로 인해 기업 경영을 위해 고용주의 정당한 의사결정에 따른 차별적 채용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또한 피고용인이 승진이나 보상에서 불만을 가져 차별금지법에 근거해 문제를 제기한다면, 차별금지법의 법적 제재인 입증책임과 손해배상의 부담을 갖는다”고 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헌법에 근거한 정당한 이념이고, 이를 견지하는 선에서 공익을 저해하지 않는 한 기업 활동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기업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최대한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새로운 규제법안을 만들 땐 공익의 실현이라는 명분으로 사적 자치를 과도하게 저해하지 않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고 규제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한데 차별금지법은 기업 활동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시장경제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김승욱 교수(중앙대 명예교수)는 “오늘날 인류의 발전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발전에 비례한다. 경제학자 포겔 교수는 서양이 동양을 1750년부터 앞선 이유는 시장경제와 주식회사 시스템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즉 인류 발전은 근대혁명의 역사로 그 핵심은 시장경제, 그리고 그 핵심은 차별성에 있다고 평가된다”고 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핵심적 요소인 차별성을 부정한다. 시장경제의 차별성이란 잘하는 사람에게 떡 하나 더 주는 것이다. 이처럼 차별에도 합리적·비합리적 기준이 있다”며 “즉 차별과 차이를 구별해야 한다. 차별은 동등한 것을 다르게, 차이는 같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공정’과 ‘정의’는 다름을 다르게 인정하고, 같음을 같게 인정하자는 것인데 차별금지법은 이러한 결을 무시한다”고 했다.
그는 “고용주는 피용자에 대한 정보의 부족을 갖고 있고 이를 메우기 위해 통계에 기초해 학력·경력 등을 기초로 한 차별적 채용은 합리적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차별금지사유로 적시한 차별금지법(안)은 고용주의 합리적 차별에 따른 채용조차 제한을 가하고 봉쇄하는 것”이라며 “교육부는 차별금지법(안)의 차별금지사유에서 ‘학력’ 등을 빼달라고 차별금지법(안) 발의자들에게 요청하기도 했다”고 했다.
또한 “LGBT 등이 차별금지법으로 인사고과에서 차별받았다며 회사를 상대로 고소를 엄포한다면, 이를 피하기 위해 기업체는 그 사람의 업무 능력과 상관없이 승진시켜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역차별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처럼 무조건 차별을 나쁘게 여기는 풍조는 옳지 않으며 능력에 따라 인재를 차별적으로 고용하는 것은 기업 발전의 핵심이자, 자본주의 발전을 추동한 요소”라고 했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이날 불참한 음선필 교수(홍익대)의 발제문은 조영길 변호사가 대신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헌법 15조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영업과 기업의 자유가 있다. 무엇보다 직업의 자유란 인격발현 및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측면도 있어, 기업이 가치관이나 도덕적 종교적 신념을 실현하는 수단으로서 활동하는 경우엔, 직업의 자유는 그 집단의 정체성 구현을 위한 수단이 된다”고 했다.
또 “법치주의는 절대왕권의 자의적 지배를 막기 위해 나온 개념인데 이 가운데 과잉금지의 원칙은 핵심이다. 즉 국가가 공익상 이유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때 필요한 경우에 한해 필요한 만큼 제한해야 하는데, 차별금지법은 고용주 개인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며 “아울러 제한의 당위성도 명확해야 하는데, 괴롭힘 등 주관적 감정을 근거로 법적 제재를 가하고 있어 차별금지법은 명확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법률상 괴롭힘이 법적 제재에 해당되는 경우는 경범죄처벌법 제3조의 ‘지속적 괴롭힘’으로 ‘상대방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여 지속적으로 접근을 시도해 면회 또는 교제를 요구하거나 지켜보기, 따라다니기, 잠복하여 기다리기 등의 행위를 반복하는 경우’로 명시하고 있다. 이는 주로 ‘스토킹’이 해당한다”며 “그런데 이상민 의원안 제3조 7호(박주민·권인숙 의원안 대동소이)에 따르면, 면접 등 채용 과정에서 상대에게 부정적 느낌을 가져다주는 표현도 괴롭힘에 포함돼,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채용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위험성이 있다”고 했다.
특히 “차별금지법(안)에 따르면 종교적 신념이나 도덕적 판단에 따라 동성애자 또는 트랜스젠더에게 모집·채용의 기회를 주지 않거나 제한해선 안 되며, 채용 시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삼아선 안 되고 이를 기준으로 해고해선 안 된다”고 했다.
또한 “종교적 신념이나 도덕적 판단에 따라 동성애자에게 재화·용역의 공급을 거부하는 경우에도, 차별행위로 간주돼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며 “예컨대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입양기관에서 동성 커플에 대한 입양을 제외하는 것, 종교적 양심에 따라 동성결혼 축하 케이크나 화한을 제작하지 않는 것, 의사와 병원이 레즈비언 커플의 여성 파트너에게 인공수정인 자궁 내 수정시설을 거부하는 것 등이 차별행위로 간주돼 이를 거절할 수 없도록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일 사용자가 차별금지법의 차별행위에 걸릴 경우 사용자는 국가인권위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고 이를 거부할 시, 이행강제금·징벌적 손해배상금 등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게 돼, 심리적 위축감과 압박감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준근 박사(법무법인 아이앤에스)는 “이상민 의원안 제13조에 따르면, 학력, 혼인여부나 가족관계, 병력, 건강, 전과 등의 차별금지사유를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기재해 사실 확인을 하는 과정이 차별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채용에서 핵심적 요소인 이 같은 정보를 차별금지법으로 채용과정에서 사용자가 피용자에게 요구할 수 없다면 정당한 채용 활동을 제한하는 행태”라며 “때문에 구직자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심지어 기업 활동에 해가 되는 경제사기범 등 전과자를 채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회적 논란이 분분한 이슈인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 등에 대해 특정 견해를 듣고 불쾌감을 느낀 근로자는 가해자를 지목해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다면, 차별금지법의 민법상 사용자 책임 조항에 따라 기업체는 가해자로 지목된 근로자에 대한 징계 등을 이행해야 한다”며 “또 사내에서 성적지향 등에 대해 반대 의견을 하지 못하도록 따로 회사 내규를 마련해야 한다. 차별금지법은 기업체 내부에서도 LGBT 직원 등에 대해 과도한 혜택을 주는 역차별 법안”고 했다.
한편 이어진 토론회에선 이대식 회장(전 CBMC), 최성진 교수(한양대 경영대학), 조영길 변호사(법무법인 아이앤에스), 이상현 교수(숭실대학교 국제법무학과), 전윤성 변호사(자유와 평등을 위한 법정책 연구소)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