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성경박물관, 그리스에 천년 된 복음서 사본 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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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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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박물관 ©성경박물관 트위터 캡처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성경박물관(Museum of the Bible)이 1917년 불가리아 군대가 그리스 수도원에서 약탈한, 천년 된 복음서 사본을 그리스 정교회에 반환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성경박물관 큐레이터인 브라이언 하이랜드는 성명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손으로 쓴 복음서 중 하나인 이 필사본이 1차 세계대전 당시 그리스의 코시니차(Kosinitza) 수도원에서 약탈된 수백 점의 귀중품 중 일부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본은 2011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매입됐다고 박물관은 전했다.

미국 예술 잡지 ‘아트뉴스’(ARTnews)는 이 사본이 불가리아군이 약탈하기 전, 다른 400권 넘는 서적과 함께 수백 년 동안 종교 예배에 사용되었다고 보도했다.

성경박물관은 지난 2020년, 동방정교회 세계 지도자인 바르톨로메오 1세 총대주교에게 소장본을 반환할 것을 알렸다. 그러자 총대주교는 2021년 10월부터 박물관이 해당 사본을 전시할 수 있도록 임시 허용했다.

또한 총대주교는 반환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박물관의 상설 전시 행사에 3개의 사본을 추가로 대여해 줬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최근 수년간 성경박물관은 소장품이 암거래된 유물인지를 조사하고 있으며, 불법 유출로 판명된 유물들을 반환해왔다.

박물관은 성명에서 “수도원의 필사본을 보유한 미국의 다른 소장품들도 자발적으로 그들의 정당한 집으로 돌려보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물관의 수석 큐레이터인 제프리 클로하는 뉴욕타임스(NYT)에 “분명히 시장에는 어려움이 있다. 시장에서 얼마 동안, 경우에 따라서는 수십 년간 합법적이지 않은 출처의 유물들이 돌아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시행 중인 절차는 매우 까다롭다. 세부 사항을 전부 기입하지 않으면 (매입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10년 전과는 과정이 매우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1년, 성경박물관은 파피루스 조각 필사본을 포함한 이집트 유물 5천여 점에 대한 통제권을 미국 정부에 이양했다. 미국 정부는 그해 1월 27일 유물 일체를 이집트 수도 카이로 공항을 통해 본국에 반환했다.

반환된 유물로는 필사본을 비롯해 장례 가면, 관 일부, 조각상 머리 등이 포함됐으며, 아랍의 봄(2010년 12월 17일~2012년 12월) 기간에 불법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4월에는 영국 옥스포드 대학 파피루스학 교수인 더크 오빈크가 고대 성경 조각을 훔쳐 하비 로비(Hobby Lobby Stores)에 판매한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파피루스는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에 이집트 남부 옥시링쿠스(Oxyrhynchus)시의 쓰레기 더미 속에서 발견된, 천년 전의 고대 사본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