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 45% ‘불만족’ 29%… 5점 만점에 3.2점
힘든 점, 많은 업무량 47% 적은 사례비 46%
평균 업무량, 주 5.7일·하루 9.8시간 근무
평균 사례비 260만원…99명 이하는 177만원
한국교회 ‘부목사’들 중 “생활에 만족한다”는 이들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수로 보면 5점 만점에 평균 3.2점이었는데, 그 원인은 ‘과도한 업무량’과 ‘적은 사례비’가 꼽혔다.
기아대책과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지난 6월 16일부터 21일까지 부목사 553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교회 사역 실태 및 인식을 조사, 16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부목사 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물은 결과, ‘만족한다(매우+약간)’가 45%, ‘불만족한다(매우+약간)’가 29%였다.
‘부목사 생활에서 만족하는 점’으로 ‘담임목사와 관계가 좋다/갈등이 없다(41%)’와 ‘교인들의 갑질이 없다/교인들과 관계가 좋다(35%)’가 각각 1, 2위로 꼽혔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담임목사와의 관계가 부목사의 삶의 만족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알 수 있다”고 풀이했다.
부목사 생활에서 가장 힘든 점으로는 ‘업무량이 너무 많음(47%)’과 ‘사례비가 적어서(46%)’가 가장 많이 꼽혔다. ‘담임목사와의 갈등’(21%)이나 ‘교인들로부터의 갑질/무시당함(9%)’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부목사들이 느끼는 힘든 점은 교회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즉, 교회 규모가 클수록 ‘많은 업무량’을, 교회 규모가 작을수록 ‘적은 사례비’를 가장 힘든 점으로 꼽은 것.
교인 수 1천 명 이상 교회의 부목사들 중 힘든 점으로 ‘많은 업무량’을 꼽은 비율은 56%, ‘적은 사례비’를 꼽은 비율은 41%였다. 반면 99명 이하 교회에선 ‘많은 업무량’이 36%, ‘적은 사례비’가 66%였다.
연구소는 “교인 수 500명을 기준으로 그 미만은 ‘적은 사례비’, 그 이상은 ‘과다한 업무량’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업무량과 사례비 액수를 좀 더 구체적으로 물은 결과, 부목사의 1주일 평균 근무 일수는 5.7일,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은 9.8시간으로, 주 5일 하루 8시간의 일반 직장인들보다 더 많이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임 부목사의 월 평균 사례비는 260만 원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200~299만 원이 59%로 가장 많았고, 300만 원 이상 30%, 199만 원 이하 11% 순이었다. 사례비를 포함한 이들의 월 평균 가구 소득은 332만 원이었다.
월 평균 사례비는 교회 규모별로 차이를 보였다. 교인 수 1천 명 이상 교회는 평균 296만 원, 500~999명 교회는 268만 원, 100~499명 교회는 241만 원, 99명 이하 교회는 177만 원이었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소규모 교회의 열악한 경제적 지원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지표”라고 했다.
한편, 향후 사역 진로 계획에 대해 부목사의 49%가 ‘기존 교회 담임목사 부임’이라고 답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교회 개척’(16%)이었다. 그러나 교회 규모별로는 그 응답률에 차이가 있었다. 교인 수 1천 명 이상의 교회에선 ‘기존 교회의 담임목사 부임’이 56%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99명 이하 교회에선 그 비율이 34%로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연구소는 “부목사들은 교회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이 없다면 교회는 속칭 ‘돌아가지’ 않는다”며 “이들의 막중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부목사들은 그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부목사들이 목회자로 부름받은 사명감 때문에 사역을 하고 있지만 박탈감이 매우 클 것은 명약관하하다”며 “부목사와 관련해서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자기 발전을 위한 자기 계발을 할 여유가 없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목사는 앞으로 한국교회의 바통을 이어받을 담임 목사 후보생들이다. 이들의 역량이 외우내환을 겪고 있는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를 좌우할 것”이라며 “그러므로 각 교회는 부목사들을 현재 사역 관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 차세대 지도자를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부목사들이 담임목사로서 목회하는데 필요한 자기 계발을 하는데 필요한 시간적,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