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수교140주년기념사업단(대표 양춘길 목사, 사무총장 황영송 목사)이 KHN코리아네이버스(이사장 이정익 목사, 회장 최명덕 목사)와 공동으로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1일까지 한미수교140주년기념사업을 워싱턴 DC와 필라델피아, 뉴욕, 뉴저지 등지에서 진행, 한미수교 140주년의 의미를 조망하고 양국이 동맹국으로서 미래에도 계속 발전적인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한미관계를 정치, 경제, 핵, 종교, 안보환경, 문화적인 측면에서 다각적으로 분석했으며 특히 기독교적인 측면에서 한국이 한미수교 이후 기독교가 본격적으로 전파될 수 있었던 부분과 한미동맹을 통한 국가안보 유지는 한국이 받은 큰 수혜였다는 발표들이 이어졌다.
KHN코리아네이버스 최명덕 회장은 “KHN은 교회 안에 머물지 않고, 사회와 교회가 공동으로 선을 도모하는 공적 선교 영역에서 사회의 선에 관심을 갖고 교계뿐 아니라 한국과 전 세계 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일들을 도모하고 있다”며 “올해는 특별히 한미수교 140주년을 맞아 양국 전문가들과 선교 역사 사회 경제 정치 과학 안보환경 등 한미 관계를 각 분야별로 정리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최 목사는 “지난 140년 간의 한미 관계가 학술적으로 잘 정리되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가 진전되는 좋은 시발점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사말을 전한 KHN코리아네이버스 이사장 이정익 목사는 “한미수교에는 하나님의 특별한 경륜이 있으셨다. 주변 러시아·중국·일본이 140년 전에도 지금도 강대국이고, 오늘날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는다”면서 “저 멀리 미국과의 수교는 정치적 관계로 출발했지만, 신앙적 안목에서는 그 절묘한 시기 미국과의 교류는 하나님의 섭리”라고 말했다. 또 이정익 목사는 “미국과의 수교로 인한 가장 큰 은혜는 기독교와 신 문화의 전래, 민주주의 발전, 그리고 영국과 독일 등 서구 여러 국가들과 수교를 이어온 것”이라며 “여러 저명한 학자들께서 기꺼이 동참해 주셔서 한미 관계의 어제를 되새기고 오늘을 분석하고 미래를 제시하는 계기가 생겨 감사하다”고 전했다.
뉴욕포럼의 기조강연을 맡은 김정호 목사는 ‘디아스포라 한인교회에 담긴 하나님 비전’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목사는 한인교회가 이민초기에는 사회안전망적인 공동체성을 담보해 줬다면서 이제 한인교회는 교회를 넘어 한인사회를 선도해 가고 특히 한미관계 우호증진을 위한 책임과 사명을 발견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한인유권자연대 김동석 대표는 뉴욕한인의 입장에서 패널로 참석해 ‘한인과 한미관계’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한미관계는 워싱턴 현장에서 미국이 왜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잘 전망해야 한다”면서 “한인사회도 세대교체가 되어 한인사회의 주력이 미국태생의 2세들로 교체되고 있고 이제는 한인들의 미국주류사회로의 진입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한인사회의 과제는 한인들의 권익 보호를 넘어 미국의 정책입안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한인정치인들에 주목하면서 동시에 더 많은 한인정치인들을 육성하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선교 영역 발표를 맡은 구춘서 교수(일장신대)는 ‘미국 선교사가 한국 사회 변화에 미친 영향에 대한 평가’에 대해 “조선에 퍼진 기독교로 인해 양반 신분타파와 여성인권 향상이 가능했다. 또 선교사들은 근대적 병원 설립 및 학교 설립, 한글 보급에 크게 기여했고, 나아가 독립운동에 영향을 줬다” 한국 근대화에 선교사들이 앞장섰다고 전했다. 구 교수는 앞으로 양국간에 지속적인 교회 및 외교 부분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한미수교가 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역사 영역을 맡은 이완범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는 ‘한미수교 140년의 회고와 전망: 종속에서 상호의존으로’라는 발표에서 “제국주의 침략에 흔들리던 조선 조정은 1882년 미국의 거중조정에 기대를 걸고 조약을 체결했지만, 미국은 일본의 손을 들어줬다”면서 “제2차 세계대전 후 한반도 남부에 미군이 진주하면서 양국 관계는 긴밀해졌다. 미국은 군정 후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을 수립했고, 6.25 전쟁에서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이후 지금까지 한국은 안보적으로 의존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원조받던 나라에서 교역의 파트너로 성장해 상호의존적 관계를 정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이 교수는 “이제 미국의 한국 정치와 경제에 대한 영향력은 이전과 같지 않다. 그렇지만 안보 면에서 아직도 대한민국은 미국에 의존적이다. 미국을 무시하고 완전한 자주권을 확보하려는 것이 국제질서를 무시한 이상론이라는 견해도 있다”며 “지금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우리의 바람직한 진로를 점검하여 밝은 미래를 구상해 보아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사회 영역에서 ‘재미한인: 미국에서의 삶과 모국과의 관계’를 발표한 송석원 교수(경희대)는 “한미수교 140년, 한인 미국 이주 120년을 맞이한 가운데, 현재 가장 많은 재외 한인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며 “재미한인은 모국인 한국은 물론, 거주국인 미국 사회와 한미관계에까지 다양한 공헌을 해왔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다른 지역 및 국가로 이주한 한인 이민사와 마찬가지로, 재미한인 이민사는 고난의 역사인 동시에 성공의 역사이기도 했다”며 “한국이 미국의 도움을 거의 일방적으로 받은 것이 근현대 한미관계의 일반 양상이지만, 한인들의 미국에서의 삶은 한국이 미국에 공헌한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 교수는 “재미한인들은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 단순한 혈연적 연속의 측면보다, 보편적 세계 시민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며 “재미한인들은 미국 시민으로서 주류 사회에 진입하고, 정치·행정 영역에서 현저히 활동하고 있다. 모국과 재미한인 관계도 일방향에서 쌍방향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했다.
경제 영역을 맡은 김승욱 교수(중앙대)는 ‘한국 경제발전과 미국의 역할’을 발표했다. 그는 “한국이 절대 빈곤 선상에서 1950년대 이후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 최고의 고도 성장을 달성한 것은 박정희 대통령 등 뛰어난 리더십, 한국인의 근면성과 우수성 등 여러 가지가 꼽히지만,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것이 시장경제 체제 수용이다. 자유주의가 전파되고 널리 확산돼 자유주의 시장경제가 꽃피우게 된 데는 미국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이 오늘날 북한과 극적으로 구분되는 번영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유주의 진영에 포함됐기 때문”이라며 “한국에게 미국은 과거 해방을 시켜준 은인, 6.25 때 함께 피흘린 혈맹 등 가장 가까운 우방이었다. 1946-1978년 미국에서 받은 원조와 차관액이 총 60억 달러였다. 이 원조로 정부 예산의 재정적자가 감소하고 인플레이션 얍력이 완화됐으며 미국 주도 세계 경제체제에 쉽게 편입돼 쉽게 자유주의적 시장경제를 접목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미국 시장이 없었다면 고도성장기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전 한국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 수출 경험을 통해 한국 기업들은 점차 국제 경쟁력을 갖췄고, 오늘날 수출대국이 됐다”며 “미군의 한국 주둔은 한국이 국방비를 절약하고 그 여력으로 경제발전에 필요한 도로·통신·항만·공단 등에 지원할 수 있었다. 국방비 절약 역시 한국 경제발전에 미국이 기여한 부분”이라고 발표했다.
정치 분야에서 ‘변화하는 동북아 국제정세와, 신정부의 외교안보정책과 한미동맹’를 발표한 조윤영 교수(중앙대)는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기존 국제정치경제 질서의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며 “미중의 전략적 경쟁관계는 신냉전적 갈등관계가 됐고, 최악의 세계 경제 위기와 보호주의 확산으로 각자도생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한반도에서도 북한 핵문제와 한미동맹을 둘러싼 미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래 변화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변수는 ‘한국의 선택’이라는 인식 하에 한국의 전략적 위치선정에 대해 미중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국제정세 변화는 동맹의 중요성을 각인시켰지만, 동시에 미국의 안보 공약이 상황에 따라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국익 우선 외교와 남북관계 정상화, 국방력 강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질서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신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해 관련 업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있다”며 “향후 한미동맹은 포괄적 안보위협에 대한 다양한 안보이익을 실현하고, 군사력 위주에서 정치·경제·외교·문화 분야에서 긴밀한 상호의존적 협력을 지니는 동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과학 분야에서 ‘한국 원자력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역할과 미래 협력방향’을 발표한 정범진 교수(경희대)는 “우리나라 최초 원자력 개발의 씨앗을 뿌린 것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었고, 박정희 대통령도 이 국가적 사업에 대해 집념을 갖고 헌신했다”며 “우리나라 에너지믹스에서 원자력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미국의 기술개발을 통해 이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꾸준한 원전 건설을 통해 건강한 원전 건설 산업생태계를 갖추게 됐고, 원전 수출국으로 등극하기에 이르렀다”며 “그러나 미국은 장기간 원전 건설을 하지 않아 산업생태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이 원자력 부문에서 향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안보환경 영역에서 이규영 교수(서강대)는 ‘한반도 안보환경의 진단과 전망: 유럽의 안보환경에서 살펴보는 함의’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한반도 안보환경은 당사국인 남·북한은 물론이고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국들과의 복합적 관계 속에서 실제 상황이 구성되며, 고차방정식으로만 진단과 전망이 가능하다”며 “그럼에도 이 문제는 동북아 개별 국가들이 추구하는 이익과 입장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데서 단초를 찾을 수 있다. 복잡한 안보환경에도 가장 영향력이 큰 요소는 미국의 우세한 전력에 대한 중국의 대항적 위상”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한반도 안보환경은 시진핑이 미국에 G2 자격으로 제안한 ‘신형대국관계’를 실행할 수 있는 외적 환경과 이에 대한 구체적 대응으로 미국이 추구하는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 속에서 실제 내용과 방향이 결정된다”며 “다시 말해 한반도 안보환경은 미국과 중국이 인식하는 ‘전략적 가치’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한반도는 19세기처럼 강대국의 패권경쟁 대상 또는 장(場)이라는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 교수는 “안미경중(安美經中) 같은 모호한 입장이나 ‘한반도 운전자론’ 같은 어처구니 없는 정책은 결코 바람직한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인접 유럽 약소국이 취하는 긴급한 정책 결정은 중요한 교훈이고, 특히 핀란드 사례는 한국에게 매우 중요한 지침이 된다. 강한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주변국과 갈등을 최소화하고 국익 극대화를 위한 전략과 전술을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한미수교140주년기념사업단은 한미수교140주년을 맞아 지난 7월31일 오후3시 뉴저지필그림선교교회에서 6.25 참전용사를 초청한 가운데 기념예배를 드렸다. 사업단은 한미수교 140년에 대한 감사와 향후 한미관계의 지속적인 우호증진을 기원하기 위해서 이번 예배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1부 식전 행사는 사회를 맡은 신대위 목사(준비위원장)의 ‘감사의 회고’로 시작됐으며 감사의 울림 퍼포먼스로 춤누리 두드림 선교 난타팀(단장 안은희 집사)의 북연주가 있었다. 이어 태극기와 성조기 동반입장식 후 김원희 전도사가 양국 국가 독창 및 합창을 이끌었고 김정호 목사가 개회선언을 했다.
2부는 ‘사랑과 생명’을 테마로 기념사업단 대표인 양춘길 목사(필그림선교교회)의 사회로 예배를 드렸다. 예배는 뉴저지 목사회장 윤명호 목사(뉴저지동산교회) 대표기도, 뉴욕수정교회 우정현 부목사 성경봉독, 이정익 목사(KHN이사장) 설교, 기념사업단 후원회 전경엽 장로(필그림선교교회) 봉헌기도, 김진하 집사(필그림선교교회) 첼로 봉헌연주 등의 순서로 드렸다. 이정익 목사는 반전을 이루시는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3부는 ‘희망과 동행’의 장으로 기획됐고 사업단 사무총장인 황영송 목사(뉴욕수정교회)가 사회를 맡았다. 최명덕 목사(KHN회장)이 한미수교140주년 사업내용과 취지 및 목적을 소개했으며 이후 초청한 6.25 참전용사들과 한미우호증진을 위해 수고한 이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어 한인유권자연대 김동석 대표의 축사 이후 KHN미국 이사장 장석진 목사(뉴욕성결교회 원로) 축도했다.
메인포럼인 워싱턴포럼은 7월 29일 워싱턴 DC 조지워싱턴대학교 엘리어트국제관계대학(Elliott School of International Affairs)과 공동주최로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개최됐으며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과 미국 북핵특사로 알려진 갈루치 전 차관보가 주제 발제자로 나섰다. 또 브레진스키 교수(Professor Gregg A. Brazinsky), 샤론 스콰소니 교수(Dr. Sharon Squassoni), 다르시 드라우트 교수(Dr. Darcie Draudt)가 ‘대한민국 경제발 전과 미국의 역할’, ‘한-미 관계와 한반도 핵문제’, ‘한미동맹의 외교와 미국 국내정치: 패턴과 전망’을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30일 오전 11시 필라델피아 서재필기념재단(PHILIP JAISOHN Memorial Foundation, 회장 최정수) 주최 및 필라델피아 한인회와 필라델피아교회협의회 협찬으로 한미수교140주년기념식을 갖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