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른 시일 안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비대위 체제 전환을 의결할 최고위원회가 언제 열릴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비대위 구성과 성격, 기간 등을 두고 이견이 표출된데다 이준석 대표측도 반발해 실제 최고위 의결이 언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국민의힘은 전날인 지난달 31일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1일 일정을 공지하지 않고 '추후 공지'한다고만 밝혔다.
당 3역 중 한 명인 성일종 정책위의장 일정은 오전 10시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와 오후 2시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정 정책협의회 두 가지만 공지됐다.
최고위 구성원 중 한 명인 성 의장의 일정을 고려하면 매주 월요일 아침에 열리는 최고위가 이날 아침에는 열리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지난달 31일까지 배현진·조수진·윤영석 의원 3명이 '비대위 전환 등을 통한 당 쇄신'을 요구하며 최고위원직을 던진 데 이어 권 직무대행이 직무대행직을 내놓는 등 당 지도부가 줄줄이 사퇴한 데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29일에 당내 초선 의원 32명이 비대위 체제 전환을 요구했고, 윤석열 대통령도 비대위가 필요하다는 의중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권 직무대행은 주말까지 윤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는 한편, 이번 주에도 사퇴 의사를 표시했던 최고위원들을 설득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비대위 전환 압박이 거세지면서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직무대행의 원내대표직은 유지되면서 최고위에는 4명(권성동·정미경·김용태·성일종)만 남게 됐다.
이 가운데 권 직무대행과 성 의장은 최고위에서 비대위를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 정부와 당을 위해 직에 연연하지 않고 헌신할 각오가 돼 있다"며 의장직 사퇴를 시사한 성 의장은 비대위 의결 후에 의장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비대위로 갈 정치적인 이유도, 당헌·당규상 원칙적인 이유도 찾을 수 없다"며 비대위에 완강하게 반대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역시 비대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들어설 비대위 성격과 기간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최고위 개최가 연기되는 모양새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는 친윤계와 당권 주자들은 조기 전대까지만 당을 관리하는 관리형 비대위를 선호하는 반면, 비윤계는 혁신형 또는 돌파형 비대위를 선호한다.
여기에 당대표 직무대행이 비대위원장을 추천할 수 없는 점도 최고위 개최 연기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대위원장에는 당내 최다선인 5선 조경태·정우택·정진석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