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의원, 국가 반역이나 다름없는 죄 지어
수감 중 잘못 깊이 뉘우치고 반성했다고 보나?
한기총 임시대표회장 이름 들어간 것에 우려”
한교연은 ‘종지협은 이석기 전 의원에 대한 8.15 대사면 요청 철회하라’라는 제목으로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이 (종지협의 사면 요청 대상에) 포함된 것을 보고 우려와 함께 충격을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앞서 종지협은 해당 탄원서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상남도 도지사, 이석기 전 의원 등 정치인을 비롯하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경제인에 대한 사면복권으로 국가적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갈 수 있도록 윤석열 대통령님의 담대하면서도 통 큰 결단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교연은 “종지협이 윤 대통령에게 8.15 특별사면을 요청한 목적은 자신들이 발표한 탄원서 제목과 같이 ‘국민 대화합’에 방점이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최장기간 구금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같은 경제인의 사면은 이에 부합한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국가 체제 전복을 획책해 내란선동죄 등으로 구속되었다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기 말에 단행한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 전 의원을 사면하는 문제는 차원이 전혀 다르다”난 게 한교연의 지적이다.
그러면서 “그는 현역 국회의원 신분으로 내란음모죄와 내란선동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해 기소된 사실만으로도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인물”이라고 했다.
한교연에 따르면 1심 재판부는 이 전 의원의 내란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고, 항소심은 내란음모죄는 무죄, 내란선동죄는 유죄로 판결이 바꿨으나 횡령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된 사건에서 또 다시 유죄가 나와 최종적으로는 징역 9년 8개월에 처해진 바 있다.
한교연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아무리 큰 죄를 지었어도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면 용서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전 의원은 한번도 자신이 저지른 엄청난 죄에 대해 반성하는 자세를 보인 적이 없다”며 “그는 지난해 성탄절 전야에 가석방되면서도 ‘말 몇 마디로 자신을 가둔 건 야만정치’라며 정부와 정치권 탓을 했다”고 했다.
이어 “그의 죄목은 내란음모죄다. 2심 재판부가 내란음모를 내란선동으로 바꿨지만, 이는 그가 국가 체제를 전복하려 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며 “모여서 음모를 꾸미고 선동을 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들은 “이런 위험한 인물이 한때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 모를까 스스로 ‘양심수’ 운운하고 있는데 종교지도자들이 대통령에게 ‘국민통합’을 위해 사면을 요청하는 게 가당키나 한 건가”라고 반문했다.
한교연은 “우리는 종지협에 묻고자 한다. 이 전 의원이 국가 반역이나 다름없는 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있는 동안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충분히 반성했다고 보는가”라고 물으며 “그렇지 않은 인물을 법적 정치적으로 사면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그런 죄를 다시 저질러도 상관없다는 뜻이 아닌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종지협은 탄원서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해 왔던 분들이 다시금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야말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당한 말”이라며 “그런데 종지협이 이 전 의원이 여기에 해당하는 인물로 판단하고 있다면 우리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교연은 “그가 과연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슨 봉사를 했는지, 그런 인물을 사면하는 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의 위기 극복에 어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부터 밝히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교연은 “우리는 이번 8.15 대사면 탄원서를 발표한 종지협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김현성 임시대표의 이름이 들어간 것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으며, 종교지도자들이 대통령이 8.15와 같은 국경일에 대사면을 단행하는 근본 뜻이 무엇인지부터 제대로 파악해 국민통합에 저해가 되는 이 전 의원에 대한 사면 탄원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바”라고 했다.
종지협에는 7개 종교의 단체장들이 참여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원행 총무원장이 공동대표의장을 맡고 있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 유교 손진우 성균관장, 천도교 박상종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김령하 회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김현성 임시대표회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