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남침례교 윤리위 “트랜스젠더 행정명령 중지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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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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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침례회 본부 ©미국 남침례회(SBC)

미국 남침례교 산하 단체인 윤리및종교자유위원회(ERLC)가 지난 15일(현지 시간) 학생들이 트랜스젠더 성별에 따른 화장실‧탈의실 사용, 스포츠 팀 참가 등을 허용한 행정명령 시행을 차단한 연방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테네시주 채터누가 동부 지구 연방법원 판사인 찰스 애츨리는 교육부(DOE)와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가 트랜스젠더 권리를 지지하는 2021년 지침을 시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예비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애츨리 판사는 바이든 행정부의 지침이 “2020년 게이·트랜스젠더 권리에 대한 미 대법원의 판결의 한도를 넘어섰다”고 결론 내렸다.

앞서 테네시주 등 20개 주는 지침을 발표한 미국 교육부 등 연방 기관을 상대로 고소했다. 소송에 참여한 대부분 주들은 공립학교 학생의 운동 경기 참가를 ‘학생의 출생 당시 성별’에 따라 출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트랜스젠더 성별을 주장하는 학생이 의도적으로 다인용 화장실이나 탈의실을 사용하는 것을 불허한다.

지난해 6월, 교육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연방정부 지원 교육 프로그램에서 ‘수정헌법 제9조’(Title IX) 가운데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보장하는 새 지침을 발표했다.

당시 교육부는 “연방정부의 자금을 지원받는 교육 프로그램과 활동에서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기 위해 타이틀 IX를 완전히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침에 따르면 학교는 학생이 트랜스젠더 성별에 따라 화장실과 탈의실을 사용하고, 운동 경기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시킬 수 없으며 이를 어길 시 성차별로 간주되어 처벌을 받는다.

ERLC 위원장 직무대행인 브렌트 레더우드는 뱁티스트프레스(BP)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50년 전 수정헌법 제9조는 연방 기금 지원 교육 프로그램에서 성차별을 받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해 닉슨 대통령이 서명했다”며 “이 명백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일부 활동가들은 의제를 가지고서 충분히 진전되지 않은 영역까지 갔다. 그 이유는 생물학적 성에 대해 끊임없이 변해가는 정의를 따라잡고 싶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레더우드는 “이는 공공정책 수립을 위한 방법이 될 수 없으며, 남성과 여성이 교육기관과 활동에 동등하게 참여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행한 모든 선행을 철회하는 효과를 초래할 것”이라 경고했다.

미국 남침례교는 2014년 총회에서 성 정체성에 대한 성경적인 견해를 수호할 것임을 공표한 바 있다. 남침례교단은 “성 정체성은 개인의 자기인식이 아닌 생물학적 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하나님의 선한 설계”임을 단언하는 ‘트랜스젠더 정체성에 관한 결의안’을 승인했다.

연방 기관을 고소한 20개 주 법무장관 중 한 명인 허버트 슬레이터(테네시 주)는 성명에서 “법원은 연방정부가 테네시와 다른 주들을 불가능한 상황, 즉 연방 자금 보류를 포함한 법적 처분의 위협을 받든지, 행정명령을 따르도록 주 법을 개정하든지 양자택일에 몰아넣은 점을 올바르게 인식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연방법원이 “이(행정명령)을 중지하고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현상을 유지했으며, 연방정부에 법을 다시 쓰도록 연방기관에 지시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시켰다”며 감사를 표했다.

반면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퀴어(LGBTQ) 권리를 옹호하는 인권캠페인(HRC)은 이번 판결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HRC 임시회장인 조니 메디슨은 성명에서 “극우 판사들이 법원에서 법을 제정하는 또 다른 사례에 실망하고 분노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의 행정명령에 소송을 제기한 곳은 테네시, 앨라배마, 알래스카, 애리조나, 아칸소, 조지아, 아이다호, 인디애나, 캔자스, 켄터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미주리, 몬태나, 네브래스카, 오하이오, 오클라호마, 사우스캐롤라이나, 사우스다코타, 웨스트버지니아 등 20개 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