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목사(예장통합 증경총회장, 연동교회 원로)가 예장 통합 기관지인 한국기독공보에 ‘퀴어 행사에 참석한 주한 대사’라는 시론을 게재했다.
이 목사는 “최근 한국교회가 당면한 가장 민감한 과제 중의 하나는 동성애에 관한 사회적 인식과 이에 따른 국회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통과와 시행일 것이다. 한국교회는 동성애에 관한 한 간단하게 양비론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명백하게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동성애가 비성경적이며 비윤리적이라고 가르치는 것을 금하는 것은 위헌적 사실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다. 불교는 불경을 가르칠 권리를, 이슬람교는 쿠란을 가르칠 권리를, 기독교는 성경을 가르칠 권리를 이미 헌법에서 보장받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그런데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성경적 가르침을 금지한다면 모법인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다. 만일에 현 내용의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된다면 기독교는 헌법재판소에 위헌사항을 제소하게 될 것이고, 헌법재판소는 ‘위헌’이라고 판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경적 진리를 지켜야 할 시대적 막중한 사명을 가진 한국교회에 이에 버금가는 일이 최근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코로나19’로 중지되었던 2022년 ‘퀴어문화축제’가 3년 만에 시청광장에서 모인 것”이라며 “이 날의 축제는 성소수자들이 그들의 성적 취향을 드러내며 자신들에 대한 인권을 주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온갖 음란물과 기구를 전시, 판매하므로 혼돈의 자리가 되었다. 이날 축제에는 주최 측은 2만 명이 참가했다고 하며, 동시에 퀴어축제 반대 집회에는 10만 명이 참가했다고 주최 측은 발표하였다”고 했다.
아울러 “이보다 더 한국교회에 충격을 준 사실은 이날 축제에 주한 미국대사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대사들이 참석하였다는 것”이라며 “특히 미국대사인 필립 골드버그는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밝혔으며, 7월 10일 부임하여 한 주간도 채 되지 않아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하여 대한민국 부임 첫 공개연설을 퀴어 무대에서 하였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가 그날의 연설에서 성소수자의 권익보호 의지를 분명히 하였으며, 이것이 바이든 정부의 일관된 정책임을 시사하였다”며 “이날 다른 나라의 대사들도 참가하였지만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는 국내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동성 배우자와 함께 축제에 등장하였다”고 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는 그들의 성적 취향에 대하여 논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들이 한 국가를 대표하는 대사라는 사실을 깊이 명심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대사는 넓게는 자신을 파견한 국가와 좁게는 대통령 혹은 총리라는 국가원수를 대신하고 대변하는 것”이라며 “개인 자격으로 ‘퀴어문화축제’를 참가하는 것은 평할 수 없는 일이지만 대한민국에 있는 동안 그들의 어떤 행동도 개인이 아니라 국가를 대신하는 대사의 행동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의미에서 대사가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는 것은 그 나라가, 그 나라의 국가원수가 참여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본다. 이날 골드버그 대사는 자신의 개인적 성적 취향과 미국이라는 국가의 입장을 혼동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하면 개신교는 국내 최대 인구를 보유한 종교가 되었다. 2015년 현재 한국 개신교인의 수는 967만6천명으로 전체 국민의 19.8%를 차지하는 최대의 종교”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5분의 1이 개신교인이다. 세계적으로 보아도 기독교인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대한민국에 미국이 기독교인의 신앙정서에 반하는 대사를 파견했다는 것은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동성애를 반대하는 보수와 중도보수의 기독교인들 대부분이 친미적 성향을 가지고 있을 터인데 미국대사가 이들의 성향에 상처를 준 것도 정치적으로 전혀 득이 되지 못할 일을 한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한국교회는 동성애는 배격하되 동성애자들을 포용하는 성경적 관용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가정과 가족을 잘 지키는 것이 교회와 사회를 건강하게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