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중복음’ 공유하는 3개 성결교단, 통합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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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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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성 정책 포럼서 관련 언급·질의 나와… “교단 기득권 문제가 관건”
기성, 예성, 나성 교단의 연합체인 한성연 정기총회가 과거 진행되던 모습. ©기독일보 DB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예수교대한성결교회(예성)·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나성) 교단 간 통합 제안이 최근 다시 나왔다. 기성 교단이 지난 18~19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신길교회(담임 이기용 목사)에서 개최한 제116년차 총회 정책 포럼에서다. 당시 젊은 목회자들이 이에 대해 언급하거나 질의했다.

그간 기성·예성·나성 교단은 성결교회의 정체성인 ‘사중복음’(중생·성결·신유·재림)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교단 통합에 대한 당위성은 항상 부각돼왔다.

한국 성결교회는 1907년 일본 동경 소재 동양선교회를 졸업한 정빈·김상준 두 사람이 조선으로 귀국해 창립한 선교단체를 모태로, ‘사중복음’을 내걸며 일제강점기 동안 부흥을 거듭했다. 조선총독부의 강제 해산 조치 등 다소간 부침을 겪기도 했으나, 이후 해방을 맞아 1945년 재건 총회를 열고 재정비에 나섰다. 1948년 당시 정남수 목사 등 성결교 탈퇴 목회자들이 미국 나사렛교회와 함께 한국에서 나성 교단을 창설하기도 했으나, 1949년 ‘기독교대한성결교회’라는 명칭으로 한국 성결교회는 새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한국전쟁을 통과한 한국 성결교회는 1961년 세계교회협의회(WCC)를 두고 의견 대립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기성과 예성 교단으로 분열됐다. 하지만 교단 안팎에서 기성·나성·예성의 통합 논의는 그간 몇 차례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12월 29일 기성·예성·나성 교단 지도자들은 서울 소재 한 호텔에서 한국성결교회연합회(이하 한성연) 임원회를 개최하고 3개 교단 통합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당시 회의에서 대표회장 이신웅 목사(신길교회 원로)는 “기성, 예성, 나성이 예수님의 복음으로 하나 되어 복음을 전하는 일에 매진하고 큰 역사를 이뤄가자”며 통합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3개 교단은 한성연을 통해 교류를 이어가고 있지만, 완전한 화학적 결합을 이룬 연합체는 아니라는 평가다. 3개 교단 관계자들도 “현재 교단 사이에서 통합 논의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지난 2007년 당시 한국 성결교 창립 100주년을 맞아 기성·예성 교단 사이에서도 통합 논의가 나온 적이 있다. 예성은 기성 측에 교단 통합을 위한 조건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탈퇴를 제시했고, 이 제안을 받아들인 기성 측이 NCCK를 탈퇴하자, 예성 소속 다수 교회들이 기성 교단에 합류하면서 통합이 성사되는 듯 싶었다. 하지만, 막판에 이르러 예성 측 반발로 교단 통합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 측 관계자는 “당시 예성 측의 반발로 통합이 무산됐다”고 했지만, 예성 측 관계자는 “당시 통합 과정에서 예성 소속 교회들이 기성 교단에 많이 넘어가면서, 예성 교단 내 목회자들은 ‘빼앗겼다’는 박탈감 등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성결대 배본철 교수는 “지난 2007년 당시 교단 총회장을 중심으로 리더십들이 기성과 예성 교단 통합을 추진하려다 보니, 교단 아래서부터 통합 정서가 무르익지 못했다”며 “그 결과 2차례 통합 과정에서 예성이 기성 쪽으로 흡수 통합되는 모양새로 바뀌자, 예성 측 목회자들의 피해의식과 상처가 깊어지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기성을 중심으로 예성·나성 측 목회자들에 제도적 특혜를 많이 주겠다는 생각으로 통합을 시도하기 보단, 형제의식이 교단 아래서부터 형성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지난 역사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충분히 거친다면, 그 때 통합 논의를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기성과 예성이 1961년 당시 분열했던 신학적 차이보단 교단 기득권 문제가 통합 과정에서의 주요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신대 강병오 교수는 “현재 기성은 WCC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라며 “각 교단 목회자별로 WCC에 대한 입장도 갈리고 있어, 교단 통합 과정에선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노숙인 돌봄 사역을 돕고 있는 서울신대 김희성 명예교수는 “기성과 예성이 분열했던 신학적 차이는 교단 통합 과정에서 향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며 “하지만 교단 지도자나 관계자들이 통합 과정에서 상실할 수 있는 명예, 교권, 물욕 등 기득권을 얼마만큼 포기할 수 있는 지가 통합의 핵심 관건”이라고 했다. 또 “기성 교단은 큰 형님으로서 상대 교단들의 요구에 따라, 얼마만큼 희생하고 내어줄 수 있는지도 통합의 핵심적 요소”라고 했다.

그는 성결교단의 통합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성결교 뿌리를 둔 기성·예성·나성 교단이 통합을 이뤄낸다면 사회적 약자 돌봄 등 대사회적 역할에 큰 동력을 얻고, 선교의 포문도 활짝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기성 총회는 지난 5월 3일부터 10일까지 리얼미터에 의뢰해 총회 소속 목사·장로 각 500명씩 모두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의 51.9%는 ‘성결교단이 3대 교단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통상 국내 3대 교단은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로 여겨져왔다. 이 같이 응답한 목사·장로 567명 중 47.1%는 ‘교회와 교인 수 축소’를 그 이유로 꼽았다. 이어 44.4%가 ‘성결교단의 영향력 축소’, 41.3%는 ‘성결교단의 낮아진 위상’이라고 응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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