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2019년 탈북어민 북송 당시 촬영된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통일부 직원이 촬영 후 업무 PC에 보관됐던 자료로, 국회 요구를 받아 제출과 이번 공개가 이뤄졌다.
18일 통일부가 공개한 해당 영상은 2019년 11월7일 촬영된 것이라고 한다. 영상은 3분54초 분량으로 탈북어민 2명에 대한 북송 과정을 담고 있다. 단편적으로 찍힌 영상을 취합한 편집본이란 게 통일부 측 설명이다.
영상에는 탈북어민이 포승줄에 묶여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대기 장소를 비춘 뒤 송환하는 장면으로 영상 전환이 이뤄진다.
송환 장면에선 한 인물이 쪼그려 앉았다가 기어가는 듯한 모습과 함께 주변에서 그를 붙잡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담겼다. 이 장면에선 "야야야, 잡아"라는 음성이 들린다.
이후 다수 인원이 그를 붙잡아 끌듯이 이끌어 군사분계선 방향으로 데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다른 인물이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보행하는 장면을 비춘다.
통일부 당국자들은 "판문점 자유의집 1층 로비 현관에서 2층 올라가는 장면, 2층 대기 공간에서 잠시 대기하는 장면, 그 다음에 순차적으로 2층 현관을 통해 나가는 장면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첫째 인원은 군사분계선 인근까지 이동하는 장면이 포함됐고 둘째 인원은 분계선까지 이동하는 모습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포승줄과 안대는 현관을 나서는 때부터 없었다"고 언급했다.
영상에서 한 인물이 넘어지는 듯한 장면에 대해선 "사실 거의 3년 전 자료로 저희도 영상에 나온 모습 이외에 추가로 설명해 드리기가 어렵다"며 "영상에 나온 그 자체로 이해해 달라"고만 했다.
앞서 통일부는 7월12일 북송 장면이 담긴 사진 10장도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사진에는 인원 2명이 포승줄에 묶인 모습과 한 인물이 다수 인원에 이끌려 이동하는 모습 등이 있다.
이 인물이 군사분계선을 넘지 않으려는 듯한 장면이 담긴 사진도 있는데, 그는 영상에서 다수 인원에 이끌려 분계선 방향으로 이동한 사람과 동일인으로 보인다.
다른 1명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보행을 하면서 군사분계선 너머로 인계되는 것으로 보이는 사진도 있다.
영상은 기존 공개 사진 범위 내 모습들이 담겼다. 송환 현장에서의 움직임과 소리를 찾아볼 수 있는데, 영상 안에 탈북어민의 육성이나 고성이 담기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당시 근거리, 원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촬영하다보니 음성이 정확히 녹음된 것 같지는 않는다"며 "그 이상 음성을 어떻게 하는 것에 대해선 기술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해당 영상은 통일부 직원 1명이 현장에서 개인 휴대전화로 촬영해 업무PC로 공유한 것이라고 한다. 해당 직원은 업무 관련자 공유 이후 영상은 휴대전화에서 삭제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영상은 통일부 업무용 PC 안에서 잠자고 있다가 그 존재가 최근 뒤늦게 알려졌다. 당초 통일부가 국회에 낸 사진에 영상 촬영하는 모습이 담겼고, 이에 대한 제출 요구가 이뤄져 인지·검토가 이뤄졌다고 한다.
앞서 통일부는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 1명이 개인적으로 북송 과정을 휴대폰으로 촬영했음을 확인했다"며 "개인이 촬영한 자료로 공식 관리하고 있는 자료가 아닌 만큼 제출 여부 등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해당 영상을 직무 상 취득 정보로 해석했고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토대로 공개할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송환 사진의 경우, 국회 또는 언론 요구 시 공개할 수 있는 범위 내 정보란 취지 설명이다.
최근 통일부는 탈북어민 북송과 관련해 3년 만에 입장을 바꾸는 전향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조치를 '잘못'으로 규정하고 관련 자료를 연이어 내놓는 모습도 연출되고 있다.
우선 통일부는 7월11일 탈북어민 북송에 대해 "분명히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낸 뒤 12일 북송 사진 10장을 국회에 제출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17일엔 영상 존재 사실을 밝혔으며, 이날 이 또한 공개했다.
아울러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북한이탈주민법)은 송환 근거가 될 수 없으며, 북한 주민의 추방을 직접 규정하는 법률은 없다는 등 언급도 내놓았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