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C 존폐 논란… 올해 고신 총회에 폐지안 상정 예정

교단/단체
교단
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   
“설립 목적에서 멀어져” VS “고신 정체성 포기하자는 건가?”
지난 2019년 제46차 SFC대학생대회 당시 모습 ©SFC대학생대회페이스북

예장 고신총회(총회장 강학근 목사) 학원 선교단체인 SFC(학생신앙운동) 폐지안이 오는 9월에 있을 교단 제72회 총회에 상정될 예정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당 안건은 총회 산하 미래정책위원회(위원장 손현보 목사, 이하 미정위)가 상정할 예정인데, 미정위 측이 최근 SFC 지도위원들과의 연석회의에서 SFC 폐지에 대한 뜻을 드러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SFC는 홈페이지에서 “일제치하 때 1938년 9월 조선예수교장로회 제27회 총회에서 신사참배를 가결한 반성경적인 결정과 영적으로 무너진 조국 교회를 바라보며 해방 후 회개하는 모닥불 기도회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유신론적 진화론 강사 초청, 강정마을 행사도”

미정위원장인 손현보 목사는 1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SFC 폐지안에 대해 비교적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현재 SFC의 활동은 그 본래 설립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본다”며 “SFC 강령이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 ‘교회 중심’인데, 이런 것 자체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손 목사는 “(SFC가) 하는 일은 대부분 세미나인데, 성경에서 벗어난 유신론적 진화론을 가르치는 강사를 초청하기도 했다. 강정마을 행사도 했다”며 SFC가 교단 신학에 어긋나고 정치적으로 경도된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손 목사는 또 “SFC가 지난 10년 동안 전도했다고 그들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이 기간 교단에서 100억 원이 넘는 재정을 지원했음에도 1인당 연평균 0.03명의 전도를 했다”며 ”존재의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교단 재정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100여억 원을 목회자 훈련 등 다른 사역에 쓰면 교단을 위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도 했다.

다만 폐지안 상정의 원인이 ‘전도’ 때문만은 아니며, SFC가 ‘학원복음화’라는 설립 목적에서 이탈한 것이 그 주된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SFC) 폐지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만약 총회에서 (폐지보다) 더 좋은 안이 나온다면 그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전도 성과 없다고 교회·선교지도 폐지하나?”

반대 의견도 있다. 황대우 교수(고신대)는 코람데오닷컴에 쓴 글에서 “SFC를 폐지하자는 말은 사실상 고신교회의 뿌리를 뽑고 정체성을 포기하자는 주장과도 같다”며 “고신교회와 학생신앙운동은 태동부터 지금까지 모든 것을 공유해온 불가분의 신앙 동지”라고 했다.

또 미정위가 SFC 지도위원들과의 연석회의를 통해 제시한 자료에 나타난 SFC 폐지 이유는 “딱 하나, 전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누군가 평생을 선교사로 헌신했지만 단 1명의 신자만 얻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선교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교회 개척 후 수년이 지나도 교인이 늘기는커녕 답보 상태거나 오히려 줄었다면 목사는 목회를 포기해야 하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SFC는 어느 학원선교단체보다도 건전한 단체다. 건전하다고 장점만 있겠는가? 단점도 있다”며 “비록 고신교회 지도자들의 눈에 그 단점이 아무리 커 보이고 아쉬워도 폐지가 답은 아니”라고 했다.

총회 SFC상임위원인 안병만 목사(열방교회)도 같은 매체에 쓴 글에서 “SFC는 교단 초창기부터 교회의 개혁주의 신앙과 신앙의 순결 그리고 학원과 국가 그리고 세계의 복음화를 위한 기치를 들도 많은 목회자와 선교사 그리고 국가의 지도자를 배출하는 못자리 역할을 해온 교단의 가장 가치 있는 유산이자 자랑거리인데, SFC를 폐지하자는 말이 어떤 논리에서 나왔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안 목사 역시 “전도의 열매가 없는 교회를 폐지하고, 전도의 성과가 없는 선교사와 선교지는 폐지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어떤 교회만 이 땅에 존재해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SFC, 몸집 커졌지만 운동의 동력 잃어버려”

반면 이일호 목사(칼빈대 은퇴교수)는 역시 같은 매체에 쓴 글을 통해 “(SFC가) 백여명의 간사들, 출판부, 훈련원, 해외 지부 등 조직적인 몸집은 커졌지만, 운동의 동력을 잃어버린 약체로 휘청거리며 인적이 드문 역사의 어두운 거리-교회도 아니고 학원도 아닌-를 배회하고 있는 어그러진 자화상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SFC는 지금까지 전도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조직적 운동으로 잘 실천하고 있으며 그 노하우를 전국 교회와 어떻게 공유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도 했다.

또 “고신 목회자, 장로, 교인 중에는 자녀들을 SFC에 보내지 않는 경우가 많음을 보고 놀란 적이 여러 번 있었다”며 “혹시 SFC 폐지론의 진의를 무시하고 핏대를 올리는 분 중에는 자기 자녀들은 SFC에 다 보냈는지 살짝 궁금해진다”고 했다.

#SFC #고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