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호·한기승 2파전 전망… ‘구 합동‘ 대 ‘구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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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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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 합동 차기 부총회장 선거 양상, 어떤가 보니
오정호 목사(왼쪽)와 한기승 목사 ©기독일보 DB

예장 합동 차기(제107회) 총회 선출직 후보자 등록이 8일 마감된 가운데, 부총회장 선거는 오정호 목사(서대전노회 새로남교회)와 한기승 목사(전남제일노회 광주중앙교회, 이상 가나다 순)의 2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두 목사의 선거 출마는 일찌감치 예견됐었다. 오 목사와 한 목사가 이미 지난해 연말 출마를 선언했고, 올해 4월 각각 자신이 속한 노회의 정기회에서 후보로 추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교단 내부에서 이번 부총회장 선거에 부여하는 의미다. 오정호 목사가 총신대를 나온 구 합동 측 목사, 그리고 한기승 목사가 구 개혁 측 목사라는 점에서 이번 선거를 ‘구 합동’ 대 ‘구 개혁’ 구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예장 합동 측과 개혁 측은 1979년 분열됐다가 26년 만인 지난 2005년 제90회 정기총회에서 교단을 합쳤다. 오 목사와 한 목사가 바로 이 합동과 개혁 측 출신이다.

두 교단이 통합한 지 약 17년이 지났지만, 아직 화학적 결합까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게 교단 안팎의 평가다. 그리고 이런 것이 평소엔 잘 드러나지 않다가, 선거 때가 되면 두드러진다는 것.

오 목사와 한 목사가 오는 9월에 있을 제107회 총회 부총회장 선거에서 맞붙게 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선거의 흐름도 점점 ‘개인’ 대 ‘개인’이 아닌 ‘구 합동’ 대 ‘구 개혁’ 양상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이번 선거 결과 어떻든 두 진영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교단 관계자는 “교단을 합친 지 1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장벽 같은 게 있다”며 “예수님께서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셨다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다. 지금 우리 교단에 가장 필요한 말씀이 아닌가 한다”고 전했다.

교단 증경 총회장인 소강석 목사는 지난 2020년 10월 29일 두 교단 통합 15주년을 기념하는 예배에서 설교하며 “합동 측과 개혁 측 출신이라는 이름은 이제 사라져야 되고 사용하지 말아야 될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교단의 주인으로 모시고 성령님이 운행하시며 천군천사들이 옹위하는 화합과 아름다움을 공유하는 거룩한 플랫폼의 교단을 이뤄야 한다”고도 했었다.

한편, 예장 합동 측에선 후보 등록 마감 이후부터 선거운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총회 기관지인 기독신문에 따르면 총회 개회 전 토요일까지 SNS 등을 통해 후보자를 알릴 수 있으며, 기독신문을 통해서도 홍보할 수 있다. 단 주일에는 모든 선거운동이 금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