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로비와 특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의 '대장동 수사팀'이 이른바 '특수통'으로 진용을 갖춘 모양새다. 이로써 대장동 사건 수사는 특별검사팀을 꾸리는 대신 서울중앙지검 4차장 지휘 아래 이전 사건을 그대로 이어받아 빠르게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8일 법무부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검찰 차장·부장검사 등 중간간부 인사를 오는 4일자로 단행한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2·3부장에 각각 엄희준(사법연수원 32기) 서울남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김영철(33기)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장·강백신(34기) 서울동부지검 공판부장이 보임됐다.
세 부장검사 모두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된다. 엄 부장검사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대검 수사지휘과장을 지낸 바 있다. 김 부장검사는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활동했으며, 강 부장검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맡은 인물이다.
특히 엄 부장검사와 강 부장검사는 지난달 31일 조 전 장관 부부의 재판의 공소 유지를 담당하기 위해 중앙지검에 나란히 파견되기도 했다. 두 사람이 주요 수사 부서 자리로 옮길 것이란 관측은 이때부터 나왔다.
강 부장검사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법안의 위헌성을 지적하는 데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대검찰청 '검수완박 위헌성 검토' TF에 파견됐다.
반부패수사 1·2·3부장은 고형곤(31기) 4차장검사 지휘 아래에서 수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 가운데 반부패수사1·2부장은 대장동 수사팀(팀장 4차장검사)을 전담한다. 이에 따라 고 차장검사와 엄 부장검사 그리고 강 부장검사가 한 팀을 이뤄 대장동 수사와 관련해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반부패수사2부장으로 발령받은 김 부장검사는 내부적으로 김건희 여사에 대해 무혐의 결론이 났다고 알려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넘겨 받게 된다.
현재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검사 조주연)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주요 가담자 14명은 재판에 넘겼으나, 김 여사에 대해선 기소 여부도 결정하지 않은 채 6개월째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조사부장은 이정섭(32기) 대구지검 형사2부장이 맡는다. 공조부는 중앙지검 내에서 검사 수가 가장 많은 부서다. 지난 3월 부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3명이 추가 배치되면서 소속 검사가 15명으로 늘었다.
이 부장검사는 삼성의 '급식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하게 된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검찰에 고발한 호반건설도 반부패수사2부가 맡는다.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장은 단성한(32기) 청주지검 형사1부장이 맡는다.
단 신임 단장은 특수통으로 분류되며 이복현 금감원장과 함께 '윤석열 라인'으로 불린다. 박근혜 정부 사법농단 수사와 공판을 맡은 이력도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