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목사 재판, 퀴어축제 축복식 집례가 동성애 찬성인지 여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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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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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항소심 재판 27일 열려
이동환 목사의 항소심 2차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노형구 기자

지난 2019년 인천퀴어축제에서 축복식을 집례해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이철 목사, 이하 기감) 경기연회 재판위원회에서 정직 2년을 선고받았던 이동환 목사의 항소심 총회 2차 재판이 27일 서울시 중구 감리교본부에서 열렸다.

지난 13일 항소심 1차 재판에 이어 총회 재판위원회 주재로 열린 이날 2차 재판에선 피상소인 측으로 경기연회자격심사위원장 김문조 목사를 대리해 박성제 변호사, 보조참가인 이구일·김용신·박온순·김재탁 목사 등이 참석했다. 또 상소인 측은 이동환 목사와 대리인 최정규 변호사 등과 보조참가인 황인근·송병구·윤여근·신동근 목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경기연회 재판 당시 서기였던 김기태 장로의 불출석으로 인해 재판부는 피상소인 변호인 측 발언권을 일부 제한하기도 했다.

이날 상소인과 피상소인 측은 이동환 목사가 지난 2019년 인천퀴어축제에서 집례한 축복식이 교리와 장정 제3조 8항에서 일반 범과 중 하나로 규정한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먼저 상소인 측 박한이 변호사는 “죄형법주의에 따라 이동환 목사의 퀴어축제 축복식 집례를 동성애 동조행위로 판단하려면, 당시 현장에서 직접 동성애를 찬성하는 발언이나 동성애 행위를 실행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증거가 없다면 이동환 목사의 축복식 집례는 교리와 장정에 직접적으로 어긋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경기연회 재판부가) 이동환 목사의 축복식 집례에 정직 2년을 내린 판결은 교리와 장정 제3조 8항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결과”라며 “피상소인 측이 제시한 (이동환 목사가 동성애를 지지한다는) 것도 증거능력이 없다”고 했다.

피상소인 측이 제시한 증거 중 하나는 지난 2020년 6월 이동환 목사가 경향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당시 기자의 ‘교리와 장정에서는 동성애 지지는 범죄인데요’라는 질문에 “그것이 죄일 수 있나요”라고 답한 내용이다. 당시 이동환 목사는 퀴어축제에서 축복식을 집례한 혐의로 기감 경기연회로부터 기소를 당해 재판에 임하던 중이었다.

이에 대해 피상소인 측 보조참관인 박온순 목사는 “상소인 측 변호인단은 이동환 목사의 인천퀴어축제 축복식 집례가 교리와 장정 3조 8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면서 이동환 목사는 퀴어축제 현장에서 동성애 행위를 지지한 게 아닌, 성소수자들을 축복하고자 축복식을 집례했다고 말하는데, 정말 (이 목사가)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았다면 퀴어축제 현장에 참석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상소인 측이 이동환 목사가 집례한 퀴어축제 축복식은 동성애 행위를 찬동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이 목사는 지금이라도 ‘동성애는 죄인지’에 대해 명확한 찬·반 입장을 밝히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이동환 목사는 재판에서 그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상소인 측 변호인단 최정규 변호사는 “피상소인 측이 (이동환 목사가 동성애를 지지한다고) 제시한 증거는 퀴어축제 축복식 현장에서 한 동성애 동조 발언이나 행위에 대한 부분이 아니다. 때문에 증거가 될 수 없다”며 “또한 퀴어축제에서 집례한 축복식은 ‘동성애라는 행위’보다 ‘동성애자라는 존재’를 축복하는 행위로 읽힐 수 있다”고 했다.

피상소인 측 박성제 변호사는 “교회법과 사회법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 사회법 개념을 교회법에 엄격하게 적용해선 곤란하다”며 “교리와장정은 형법처럼 범과한 목사나 성도를 감옥에 집어넣는 게 아니라, 잘못된 부분이 확인된다면 그들을 회개하고 돌이키려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재판 이후 박 변호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동환 목사 변호인단 측은 죄형법정주의라는 사회법적 개념을 주장하면서, 인천퀴어축제 당시 동성애 행위나 이를 찬동한 발언을 했던 증거 제시를 피상소인 측에 요구한다”며 “하지만, 이동환 목사가 퀴어축제에서 집례한 축복식 자체가 그가 동성애를 찬동했다는 증거”라고 했다.

이어 “그가 진정으로 동성애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퀴어축제 축복식을 집례했었다면, 동성애자들에게 ‘동성애는 죄’라며 이를 회개하고 돌이켜야 천국에 갈 수 있다고 선포했을 것이다. 그것이 동성애자들을 위한 진정한 축복”이라며 “그러나 이동환 목사는 당시 퀴어축제 축복식에서 읽은 기도문에서 ‘회개’보단 ‘연대’ 등을 외쳤다. 이것이 당시 이 목사의 동성애 찬동에 대한 명백한 증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동환 목사 측은 이 사실을 외면하고 자꾸만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기 위해 퀴어축제에 참석했다’ 등의 언사로 교리와장정의 징계에서 빠져나가려고만 한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또한 “이 목사의 동성애 찬동 여부는 내심의 영역으로서 퀴어축제 당시 뿐만 아니라 과거의 행적을 종합해야 알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그가 지금까지 언론 인터뷰나 활동 등을 통해 보여준 ‘동성애에 대한 찬성 입장’도 하나의 증거로 인정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이동환 목사가 지난 2019년 인천퀴어축제에서 집례한 축복식이 동성애 찬성·동조에 해당하는 것인지가 재판의 쟁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상소인 측이 ‘동성애 죄악성을 명확히 밝혀야 성도들을 올바로 견인할 수 있다’고 주장하자 재판부는 “이곳에서 동성애 얘기를 거론하기엔 근현대사를 포괄하는 방대한 작업”이라고 했다.

다음 재판은 7월 8일 오전 감리교 본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날 감리교바로세우기연대 등이 이동환 목사의 항소심 2차 재판에 앞서 감리교본부 앞에서 기도회를 개최했다.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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