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주의, 역사 가운데 보편성 획득한 사회적 원칙과 가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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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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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교도목사회 ‘청목토론회’… ‘보수에게 듣는다’ 김성원 대표 강연
김성원 대표(GROUND C) ©영상 캡처

청교도목사회(대표 정대운 목사, 이하 청목)가 27일 삼송제일교회(담임 정대운 목사)에서 '청목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김성원 대표(GROUND C)가 "기독교와 보수주의"란 제목으로 강연을 전했다.

김성원 대표는 먼저 '보수주의'(Conservatism)에 대해 "인류 역사 가운데 보편성을 획득한 사회적 원칙과 가치들"이라고 정의했다. 또 "이것을 존중하고 수호하는 사람들을 보수주의자(conservatives)"라고 했다. 이어 "이 원칙과 가치 그리고 정신적 에너지들이 영국에 응집되었고, 미국에서 꽃 피웠기 때문에 우리는 영미식 보수주의를 강조하는 것"이라며 '종교(기독교) 존중' '헌법적 공화국' '사적 재산' '점진적인 개혁' '가족과 공동체' 등을 보수의 중요한 가치로 정리했다.

김 대표는 먼저 "보수 사상가들은 일관되게 종교의 필요성을 피력했다"고 밝히고, "이들의 저작들 중에 등장하는 ‘종교’라는 표현은 대개 ‘기독교’라 보면 된다"면서 "이들은 공통적으로, 높은 기준의 윤리가 유지되려면 기독교의 역할은 필수적이라고 봤다"고 했다.

이어 그는 "보수주의 세계관 안에서 기독교는 시민의 덕성을 함양하고 후대가 모방할 수 있는 유익한 관습을 유지하게 만드는 대체불가능한 존재감을 갖는다"고 말하고, "물질주의, 쾌락주의, 상대주의, 이기주의, 종교를 경멸함이 만연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면서 "지금 교회의 위상은 죽음이 두려운 사람들, 비이성적인 사람들, 세뇌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는 세상에 필수적인 존재"라고 했다.

김 대표는 "신전의식에 따른 양심의 각성은 인간의 명령에 의한 능력을 초월한다"고 말하고, "쉽게 말해, 대통령이 TV에 나와 ‘살인하지 마세요’, ‘더 나누면서 사세요’, ‘낙태하지 마세요’라고 대국민 호소를 하는 것도 의미는 있겠지만, 하나님 앞에서의 신전의식에 비하면 그 영향력은 미약할 것"이라며 "하나님은 세속적 통치자에게 국가의 공공질서를 다스릴 권위를 주셨기 때문에, 강제력을 동원해 범법행위를 제어할 수는 있겠지만, 부모 공경,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중독 끊기, 삶의 의미 찾기, 등을 대신 수행해 줄 순 없다. 이것이 바로 보수주의가 타락한 인간 본성과 양심을 깨워줄 수단으로써 기독교에 의지하는 이유"라고 했다.

헌법적 공화국(Constitutional Republic)에 대해, 김 대표는 "보수주의와 기독교 교리는 국가정부를 신으로 모시거나, 반대로 국가 자체를 사탄의 작품으로 보며 무정부주의를 주장하지 않는다"면서 "보수주의와 기독교 교리는 히틀러와 마르크스와 같은 극단적인 국가론을 모두 거부한다. 정부는 필요하지만, 절제된 권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제한된 정부'와 관련 "미국은 독재권력자의 출현을 방지하기 위해 '(민주)공화국' 개념을 고안해 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로마 공화정의 분산된 권력과 기독교적 전통, 그리고 장로교 안에서 나타나는 특유의 정치제도가 결합된 결과가 바로 미국의 헌정 체제"라고 설명하고, 나아가 "국민 권력도 제한되어야 한다. 보수의 정부가 제한되어야 하는 만큼, 시민 권력도 절제 안에서 행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정체에 대한 경고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기독교 사상가 칼빈 등 서구 지성사에서 꾸준히 있었다"고 설명하고, "우리는 보통 독재라고 하면 1인 독재를 떠올리지만, 사실 민주적 독재도 가능하다"면서 "소크라테스의 사형, 예수님을 십자가 못 박으라는 유대인들의 아우성, 20세기 공산주의 국가들, 유럽의 차별금지법, 남미 특유의 복지국가가 이에 해당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보수주의자들의 국가관은 헌법적 공화국(constitutional republic)이어야 하며, 애국심 또한 헌법적 애국심(constitutional patriotism)이어야 한다"면서 "이 헌법은 '자유'를 기초로 해야 하며, 이 자유가 없기 때문에 중화인민공화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각종 이슬람 공화국들은 참된 공화가 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적 재산(Individual Property)과 관련, 김 대표는 "우리나라 국민이 보통 재산, 사익추구, 개인의 것 이런 표현을 들으면 뭔가 그 개념 자체를 사악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모든 선진적인 문명은 사적 재산 제도에 기반을 뒀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한국의 사회주의 정책과 관련, "더 가진 자와 집단으로부터 더 받아내서 약자를 돕는다는 정책들은 꼭 정의롭고, 윤리적이고, 효율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서 "대기업을 옥죄면 더 많은 규제, 더 높은 세금으로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키기 때문에 대기업의 고용은 줄어든다. 때문에 청년 실업률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또 부자증세는 누구도 노력하지 않고 경쟁을 회피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또 그는 "다주택자에게 높은 세금을 매기면, 주택 가격이 오른다. 양질의 주택을 내놓으라는 세금을(양도세, 종부세 등) 통한 압박은, 다주택자로 하여금 보유한 주택 가격을 올려 전세를 주게 된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그 결과로 다주택자와 무주택자 모두를 줄이지 못하고 양측 모두를 증가시켰다"고 했다. 더불어 "부자들에게 세금을 많이 거두어서 더 많은 이들에게 분배하자는 발상이 윤리적인가도 회의적"이라며 "그 주체가 그 돈을 벌지도 않는, 직접 수여 대상이 아닌 국회의원들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남의 돈을 남을 위해 쓰는 것이 부자증세·복지정책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점진적인 개혁'에 대해서도, 그는 "보수주의자들은 변화를 거부하는 게 아니다. 변화의 방법은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는 신중함이 더할 뿐"이라며 "보수주의자들은 끊임없이 일거에 모든 것을 뒤집을 수 있는 급진주의자들에게 제동을 걸어왔다. 경험적으로도, 이성적으로도 옳지 않으며 동시에 ‘당신들은 과거 대부분 사람이 옳다고 믿어왔고 사랑해온 것들’을 폐기처분 할만큼 충분히 윤리적이지도, 지성적이도 않다라는 이유"라고 설명하며 강연을 이어갔다.

한편 "기독교 내의 진보 vs 보수"란 주제로 열린 청목토론회는 이번이 두 번째 시간으로, "보수에게 듣는다"란 부제로 진행됐다.

앞서 토론회는 진보 측 인사로 분류되는 양희삼 목사(카타콤교회)가 맡아 발제했으며, 그는 "예수를 믿고 따르는 사람은 기득권이 아니라 약자를 위해 살아야 한다"며 자신은 "어느 진영에 서고 싶은 사람이 아니다.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게 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양 목사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은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이라고 하지만 우리에게 이웃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고, "수많은 사람이 기독교를 비난하는 시대가 되었는데, 그들이 기독교를 비난 하는 것은 종교적이고 신앙적인 이유만이 아니라 기독교인들의 행태 때문"이라며 "내 교회, 내 교인들만을 강조하며 우리들만의 성을 쌓아가는 것, 그것이 오히려 심각한 문제가 있는 신앙"이라고 주장했다.

김성원 대표는 청년 보수주의·역사·정치 교육단체인 'GROUND C'의 대표이자 현대사 강사이다. '자유의 여정' 저자이기도 하다. 양희삼 목사는 카타콤교회 담임으로, 현재 민주시민기독연대 대표이자 촛불행동연대 집행위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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