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교 학생 지원금 거부’ 美 메인주, 대법원서 패소

국제
아시아·호주
뉴욕=김유진 기자
nydaily@gmail.com

미 대법원 ©pixabay.com
미국 대법원이 주정부가 사립 종교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주정부 등록금 지원을 금지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대법원은 21일(현지 시간) ‘데이비드 카슨 대 A. 팬더 메이킨(메인주 교육위원)’ 사건에 대한 판결문에서 주 정부 등록금 지원 프로그램이 학부모가 종교교육 학교에 기금을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6대 3으로 판결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우리는 주정부가 다른 방법으로 종교적 참관자들을 이용 가능한 공공 혜택에서 배제할 경우, 자유 행사 조항에 위배된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며 “중립적 혜택 프로그램 내에서 공적 자금이 개인 수혜자의 선택에 의해 종교단체로 흘러가는 것이 설립 조항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일반적으로 이용 가능한 등록금 지원금에 대한 메인주의 ‘비종파적(nonsectarian)’ 요건은 수정헌법 제1조의 자유 행사 조항을 위반한다”며 “혜택과 제한 사항이 어떻게 설명되든, 이 프로그램은 종교 활동에 기반을 둔 적격한 학교를 구별하고 배제하도록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법원은 항소 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추가 절차를 밟기 위해 사건을 환송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한 클래런스 토마스, 사무엘 엘리토,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에이미 코니 베럿 등 보수 성향의 대법관 전원이 학부모의 손을 들어 줬다.

반면, 진보 성향인 스티븐 브레이어, 엘레나 케이건,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메인주의 조치가 ‘합헌’임을 주장했다.

브레이어 대법관은 의견문에서 “수정헌법 제1조는 정부의 종교 설립에 관한 법 제정을 금지하는 데서 시작된다”며 “오늘날 법원은 첫 번째 조항의 단어에는 거의 주의를 쏟지 않고, 두 번째 조항에만 한정된 주의를 기울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교의 자유 행사에 대한 헌법의 보호를 위반하지 않고, 종교 기관에 대한 지원을 보류함으로써 주정부가 반체제적 이해관계를 확대하도록 허용하기도 한다”면서 ”메인주의 비종파적 요구는 헌법상의 자유 틀 안에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메인주의 학부모들은 종파적 사립학교에 등록금 지원을 금지한 주정부를 상대로 고소했다.

원고에는 벵고어기독학교(Bangor Christian School)에 자녀를 입학시킨 학부모 카슨스 부부와 길리스 부부, 그리고 사립 학교에서 템플 아카데미(Temple Academy)로 딸을 전학시킬 예정이던 넬슨 부부가 포함되었다. 이후 길리스 부부는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소송에서 제외됐다.

2019년 6월 메인지방법원 판사인 브록 혼비는 “메인의 교육 자금 지원 프로그램은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놓았다. 2020년 10월 미국 제1항소법원의 판사 3인도 만장일치로 주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자 학부모 권리 단체 ‘인스티튜트포저스티스’는 2020년 2월 대법원에 재심을 촉구했고, 7월 대법원은 12월에 구두변론과 사건을 심리하는 데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