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했다.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으로, 공항에서 방역 당국에 자진신고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질병관리청은 22일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2명을 진단검사한 결과, 내국인 1명이 최종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확진자는 전날 오후 4시께 독일에서 귀국한 내국인이다. 입국 전인 지난 18일 두통 증상을 시작으로 입국 당시 37도의 미열, 인후통, 무력증(허약감), 피로 등 전신증상 및 피부병변을 보였다.
이에 확진자는 인천공항 입국 후 본인이 질병관리청에 의심 신고를 했고 공항 검역소와 중앙역학조사관에 의해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이후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돼 검사 후 치료받고 있다.
질병청은 "현재 환자의 건강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보고된다. 금일 발열증상이 조금 나타나 해열제 처방 등 대증요법을 중심으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입국 직후 자진신고해 밀접 접촉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확진자 동선은 파악됐다. 다행히 입국 후 공항 검역대에서 신고해 검역관과 병원에 인계됐기 때문에 다른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탑승한 비행기의 인접 좌석 승객들은 능동감시 대상자다.
이 단장은 "다만 확진자가 비행기를 타고 올 때 옆 좌석에 앉은 승객들이 있다. 이분들은 접촉자로 분류하기보다 주의 관찰을 위해서 상황을 알려드리고 경과 관찰을 보는 수준"이라며 "접촉에 의한 감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원숭이두창은 확진자에 대한 노출 수준에 따라 고·중·저 3단계로 분류되는데 증상발현 21일 이내 접촉한 동거인, 성접촉자 등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고위험군 접촉자는 21일간 격리될 수 있다.
질병청은 확진자와 인접한 앞뒤, 좌우, 대각선 승객은 중위험 접촉자로, 이외 승객들은 위험도가 매우 낮은 저위험 접촉자로 분류했다. 중위험 접촉자는 보건소에서 하루 1~2회 증상을 모니터링하는 '수동감시'를 받게 되며 저위험 접촉자는 21일 내에 증상이 나타나면 스스로 신고하는 '수동감시' 대상이다.
이 단장은 "비행기 인접 좌석에 앉은 승객들이 중위험 접촉자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위험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 반드시 위험에 노출됐다는 건 아니다"라며 "이분들이 원하는 경우 백신 접종이 가능한지 의학적 판단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원숭이두창 의심 증상을 보인 외국인은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20일 입국한 해당 외국인은 입국 전날부터 인후통, 림프절과 수포성 피부병변 증상을 보였으나 자진신고하지 않았다. 이후 21일 부산의 한 병원에 내원해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이 외국인은 수두 환자로 확인돼 원숭이두창 잠복기에 대비한 별도 격리조치는 없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은 음성이 나왔고 분석 결과 수두로 확인됐다"며 "이에 따라 원숭이두창 관련 조치는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