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검찰 출신 금감원장… 떨고 있는 금융권

우리銀 횡령, 루나 사태 등 검사 강화하나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7일 오후 취임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상 첫 검찰 출신 금융감독원장이 임명되면서, 향후 금융권에 대한 검사·조사가 강화될지 주목된다.

우리은행 횡령 사건, 루나 폭락 사태 등 금융권 주요 현안을 비롯해 쌍방울 전환사채(CB) 대납의혹 등 정관계가 연루된 사건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초대 금감원장으로 임명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7일 취임사에서 금융시장 질서를 해치는 행위에 대해 무관용으로 엄중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종전과 같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며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이 시장 질서의 신뢰를 제고시킨다. 종국적으로는 시장 활성화의 토대가 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현안은 가상화폐 루나를 둘러싼 먹튀 의혹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취임 이후 첫 외부 일정으로 암호화폐 시장 관련 간담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피해 규모가 크고 합수단의 1호 수사 대상인 만큼, 금감원이 최우선으로 챙겨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금감원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과 함께 권 대표의 폰지사기 혐의를 수사 중이다. 금융시장 일각에선 일부 `김치코인'이 상장되는 과정에서 특정 정치자금이 유입됐다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상화폐 상장 전후로 한 전방위적 계좌 추적이 이뤄진다면 핵폭탄급 파장이 일수 있다"고 전망했다.

불법 공매도도 금감원이 해결해야 할 사안 중 하나다. 지난해 총 480억원의 과징금을 사전 통보받은 시장조성자 증권사 9곳에 최종적으로 어떤 처분이 내려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윤 대통령이 불법 공매도를 엄단한다고 밝힌 만큼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정관계가 연루된 사모펀드 사태를 금감원이 어떻게 재조사할지도 관건이다. 앞서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문재인 정부의 정치권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에는 장하성 전 주중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씨가 대표로 있어 논란이 됐다. 지난 8일 서울남부지검은 "도주와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장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쌍방울이 수십억원 규모의 CB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변호사비로 대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금감원이 직접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쌍방울이 CB를 통해 이재명 캠프 소속 이태형 변호사에게 변호사비를 대납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쌍방울 CB 대납 의혹과 관련해 "자본시장조사단과 금감원이 들여다봐야한다"며 "어떻게 조치할 수 있는지 점검보겠다"고 답했다.

검찰에서 수사 중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금감원이나 증권거래소가 어떤 어떤 식으로 공조할지 주목된다.

그밖에 금융권의 주요 현안 중 하나인 우리은행 횡령에 대해 고강도 검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소속 직원 A씨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약 650억원을 횡령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 내부통제에 문제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 수시검사에 돌입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 초기에 금융사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검사·조사가 나올 것으로 예상돼 우려된다"며 "금융시장 관련 정관계 비리 혐의가 금융사에 불똥 튈까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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