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함께 점심을 먹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6·1 지방선거라는 큰 산을 넘은 여당에 감사를 표하는 자리였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날 점심 장소는 용산 청사 5층 대접견실로 이준석 대표를 포함해 권성동 원내대표, 조수진 최고위원, 정미경 최고위원, 윤영석 최고위원, 김용태 최고위원, 성일종 정책위의장, 한기호 사무총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지도부와 악수를 나누며 "오랜만에 친정 식구들을 만난 것 같다"며 "잘 지내셨어요"라고 웃으며 인사했다.
낮 12시에 시작된 식사는 오후 1시30분까지 약 90분간 이어졌다. 메뉴는 한식 도시락으로 갈비찜, 미역국, 생선구이 등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국정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당과 정부가 한 몸처럼 움직이자"고 당부했고 한다.
이 대표는 오찬을 마친 뒤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앞으로 의원들이나 당협위원장과 이런 모임을 확대하겠다고 취지를 밝히셨기 때문에 당과 대통령실 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거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은 윤 대통령의 취임 1달, 이 대표의 취임 1년이 겹치는 자리였다. 이에 대한 환담도 오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에 집무실을 소개시켜주고 대통령 시계를 선물했다.
◆尹대통령, 우크라 다녀온 이준석에 "특사로 가면 할 게 많은데"
윤 대통령은 특히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다녀온 이준석 대표에 현지의 전황을 물으며 깊은 관심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왼쪽에 앉은 이 대표에 "(우크라이나에) 잘 다녀오셨나. 차를 20시간 탔다고 들었다"고 물었다. 또 "우크라이나는 숙식할 만한 곳이 잘 되어있나" 등등을 확인하며 현지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사람들을 만나보니 어떻다고 합니까. 종전이 가까운 시기에 되기는 어려워 보이죠?"라며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물었다.
이 대표는 "내부 정치적 상황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종전을 쉽게 언급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는 것 같고, 안에서도 이견이 조금씩 있는 것 같다"면서 "자신감은 조금씩 올라오는 것 같은데 반대로 절박하니까 자꾸 저희한테 아쉬운 소리하려고 하는 그런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말한 '아쉬운 소리'는 무기 지원 등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됐던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특사' 파견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좀 여러 가지 지원 체계나 이런 것에 대해서 국내외적인 법적인 것과 여러 가지 이런 것이 있어서 그게 좀 빨리 결론이 났으면 (결정을 내릴 텐데)"라며 "대표님이 특사로 가시면 더 할 것이 많은데 아직도 결론이 안 났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이 '특사' 발언에 대해 "(세계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있고, 우리 정부 역시 지원을 위한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며 "검토가 끝나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있었다면 이를 전제로 이 대표가 '특사' 자격으로 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말을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오찬을 마친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사 논쟁에 대해서 지금까지 말은 못하고 있었지만 사실 대통령실과 외교부와 대화가 있었다"며 뒷얘기를 전했다.
이 대표는 "특사 자격과 친서는 민감한 외교적 문제여서 다녀올 때까지 함구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 국민도 알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와 세부 사안이, 협의 완료 된 게 없어서 친서에 담을 수 없었던 것"이라며 "'가지 말라는데 갔다' 이런 논란으로 비화된 데에 입은 있으나 설명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는데 잘 설명된 것 같다"고 밝혔다.
◆尹대통령, 與지도부에 근황 전하며 "항상 도어스테핑 준비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한 달 동안의 생활에 대해서도 당 지도부에 이야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통령의 집무실 용산 이전, 청와대 개방, 도어스테핑(출근길 질의응답) 등 최근의 변화에 대해 말하자 윤 대통령은 웃으며 화답했다고 한다.
특히 도어스테핑에 대해 최고위원들이 "정말 좋다" "계속 해달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항상 도어스테핑을 준비하고 뉴스를 많이 본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은) 앞으로 당 지도부를 자주 모시겠다며 계속해서 당에서 고생한 분들과 모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안보와 관련해서도 짧은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최근 감지되는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도발에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