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9일 "국민과 함께 국가의 이름으로 나라를 지키는 영웅을 기억하고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5층 접견실에서 호국영웅 초청 오찬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호국영웅 초청 소통식탁'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오찬 간담회에는 천안함·제2연평해전·연평도 포격전 호국영웅과 유가족, 목함지뢰 사건 김정원 중사와 하재헌 예비역 중사 , 윤청자 여사 등 20명이 참석했다. 고(故) 민평기 상사 모친인 윤 여사는 지난 2020년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천안함이) 누구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고 토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나라를 지킨 영웅을 제대로 예우하고 유가족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따뜻하게 모시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며 "나라를 지키는 영웅들을 기억하고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가, 나라의 국민이 누구를 기억하느냐가 그 나라의 국격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며 "국방과 보훈은 동전의 양면이다. 확실한 보훈체계 없이 강력한 국방이 있을 수 없고, 보훈체계는 강력한 국방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국방을 책임지는 군 최고 통수권자인 제가 여러분을 지켜드리겠다"고 말했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호국과 보훈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해 주시는 대통령과 현충원에서 양복 대신 작업복을 입고 묘비를 닦아주던 보훈처장의 모습에 감명을 많이 받았다"며 "그런데도 여전히 '한반도 평화'라는 이유로 북한의 도발이, 북한 소행임을 외면하거나 부정하는 세력에 의해 상처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들이 국가를 위해 희생한 유족이고, 생존 장병들이었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나아가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라를 지키고 국민을 지키는 모든 분들이 예우받고 존중받을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전 참전용사인 고(故) 서정우 하사의 모친 김오복씨는 "연평도 포격으로 말년휴가를 나오던 도중 부대로 복귀하다 전사한 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연평도 포격에 대해 정부가 북한의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들은 윤 대통령은 연평도 포격과 같은 북한의 도발이 또다시 발생한다면 대응 매뉴얼에 따라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하며 "원점 타격"이라는 발언도 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또한 '선조치 후보고' 원칙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대통령실 청사 정문에는 호국영웅과 유가족들을 위해 군악대와 의장대가 도열했다. 지난달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맞이했던 레드카펫도 1층에 깔렸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당신의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호국영웅 사진 액자와 대통령 시계를 전달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