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3일 새 지도부를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결정했다. 구체적인 비대위 구성에 대해선 추후 의원총회(의총)를 통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당내 분란이 나온 선거 패배를 놓고는 특정 개인에 대한 책임론 대신, 앞선 문재인 정부 때부터 대선과 이번 지방선거(지선)까지 일련의 과정을 돌아보며 자성키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4시간가량 진행하며, 지방선거 참패 후 당 쇄신 방향 및 향후 비대위 구성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회의에서는 약 30명의 의원들이 자유발언을 통해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임시 비대위를 다시 꾸리는 것에 있어선, 첫째 전당대회(전대)를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되,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도 당을 철저하게 쇄신할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당의 가치와 노선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국민, 민생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혁신형 비대위를 꾸리자는 결론이 있었다"고 밝혔다.
신현영 대변인도 "전대 준비도 매우 중요하고 여러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 쇄신안까지 마련할 수 있는 여러 비대위에서의 역할을 요구되고 있는 만큼 그런 기능을 다 수립할 수 있는 혁신 비대위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선 선거 패배에 대한 평가와 반성의 필요성이 여러 차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원내대변인은 "최근 선거 패배 상황 속에서 당이 완전 새롭게 가지 않으면 무너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이란 인식을 같이했다"며 "지난 대선부터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문제의식이 굉장히 강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선부터 지선 패배를 포함해 특히 지난 5년 문재인 정부를 포함해 이번에는 충분히 정확하게, 철저하게 냉정히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모든 것을 평가하고 반성할 건 반성해야 한다(라는)"이라며 "지금까지 충분히 자유롭게 얘기할 분위기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당내 민주주의의 위기가 왔다는 의견이 강했다"고 했다.
개인에 대한 책임론보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앞선 지방선거 공천 절차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고 오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그는 "특정 개인에 대한 책임론보다는, 누구 탓을 하는 것보다는 자성론. 우리 스스로 잘못한 절차와 과정에 대해 되돌아보자(는 것과), 지선에 있어서도 개인 책임보다는 공천 절차에 대한 문제 인식을 말한 분들이 많았고"고 언급했다.
'이재명 비판론은 전혀 없었나'라는 물음에는 "계파 싸움이나 오히려 계파 논쟁, 당내 갈등 이런 방향은 결코 옳지 못 하다는 데 대다수 분들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답했다.
향후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선 "다음 주까지 총의를 모으는 과정을 의총을 통해 다시 가질 것"이라며 "박홍근 당대표 대행이 비대위원장을 해야 한다 이런 의견은 없었다"고 했다.
지선 패배 이후 당내 분란이 나오면서, 당초 이날 회의에서는 '이재명 책임론'을 둘러싼 공방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선거 패배에 대한 자기반성 의견이 주를 이뤘다는 게 오 원내대변인의 설명이지만, 일부 의원들은 격론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안규백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난상토론과 격론이 있었는데 비로소 이제 한번 가지고 하는 게 아니고, 의총을 다시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토론할 분위기여야 토론을 하지 않나. 한쪽만 얘기를 하니까, 같은 입장만 얘기를 하니까 싸울 일이 없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사람에 대한 얘기는 가능하면 좀 자제하자, 누구 책임 이름을 거명해 묻는 것에 대해서는 좀 자제하자는 쪽 (의견을) 안민석, 정청래 의원이 (회의) 초창기에 했다"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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