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드림출판사 | 288쪽 | 15,000원
미국 오레곤 비버튼 한인장로교회를 담임했던 백종근 목사가 신간 『하나님 나라에서 개벽을 보다』 를 출간했다.
『하나님 나라에서 개벽을 보다』는 1900년도 남장로교 선교사 하위렴(William W. Harrison)에게 복음을 듣고 전북 익산 동련교회를 설립했던 백낙규 장로의 신앙과 영성에 관한 이야기다.
백낙규 장로(1876-1943)는 저자 백종근 목사의 증조부로, 저자는 백낙규 장로의 생존 시기였던 구한말부터 해방 이전까지의 신앙여정과 백낙규 장로가 복음을 만나 설립한 동련교회의 사역과 초기교회의 모습을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특히 120년 전 한국교회사 자료와 사진들을 수록해 역사의 한복판에서 격동의 시대를 지나온 백 장로와 초기교회의 역사와 신앙 활동을 자세히 조명하고 있다.
백낙규 장로는 구한말에 태어나 부정부패와 외세의 침략으로 격동을 치던 구한말, 조선의 역사 중 가장 어두운 질곡의 시기에 몰락한 양반으로서 고향을 떠나 동학에 몸을 던졌다. 19세의 젊은 나이에 목숨을 걸고 동학농민항쟁에 뛰어들어 우금치 전투에 참여했었다.
패전으로 실의에 빠져 방황하던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었다. 그는 이 땅에 살면서 개혁의 주체가 되어 보고자 몸부림을 쳤으나 패배와 좌절을 맛보았다. 밀려오는 외세에 의해 나라를 잃고 혼돈의 세월을 살았던 백 장로는 그가 만난 복음 안에서 해답을 찾으려 애썼다.
하나님 나라에서 비전을 발견한 그는 교회를 세우고 젊은이를 가르치려 학교를 세웠다. 그러나 끊임없는 치열한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황국화 신민 정책으로 학교가 폐교되고 교회가 문을 닫는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탄압의 짙은 어둠 가운데 해방을 보지 못하고 향년 67세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저자 백종근 목사는 "증조부의 신앙 여정을 추적하는 과정 속에 남장로교 선교 자료에서 그와 관련된 120년 전의 사진과 자료를 우연히 만났을 때의 전율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백낙규 장로야말로 격동의 시대에 복음을 따라 실천 신앙과 영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백 목사는 "역사는 사건 중심의 도시적 나열이 아니라 그것을 발전시켜 왔던 주체를 바로 인식할 때만 고리처럼 연결된 사실들을 올바르게 파악할 수가 있다"며 "앞으로는 사건 중심의 연대기적 사실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역사를 만들어온 인물들의 전기적 경험들을 발굴하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한편 저자는 전북 군산 출생으로 한양대 공업화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뒤 산업연구원(KIET) 책임연구원으로 일했다. 오스틴 장로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M.Div.)를 졸업하고 비버튼한인장로교회에서 사역했으며 3년 전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