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열병식 후 도발을 멈췄던 북한이 4일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면서 도발을 재개했다. 오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북한이 ICBM 추가 발사와 7차 핵실험 등으로 대미·대남 위협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낮 12시3분께 북한 평양시 순안 공항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 미사일 1발을 쐈다. 탄도 미사일 비행 거리는 약 470㎞, 정점 고도는 약 780㎞로 탐지됐다. 최고 속도는 마하 11이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은 지난달 16일 신형 전술 유도 무기를 시험 발사한 후 18일 만이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열병식을 열었고 이후 내부 경축 분위기 조성에 집중해왔다. 그러던 북한이 이날 돌연 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쏜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다시 연쇄 도발을 시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오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21일 한미 정상회담 등 계기에 북한이 ICBM 추가 발사나 7차 핵실험을 하며 대미·대남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주요 행사를 계기로 위협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마침내 열병식 자축 모드에서 벗어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유엔 안보리에서 러시아의 반대로 새로운 대북 제재를 채택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므로 북한은 그동안 시험하지 못했던 미사일과 핵무기를 이 기회에 최대한 실험하려 할 것이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급속도로 고도화될 것"이라고 짚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이미 3월24일 모라토리엄을 파기했으므로 향후 핵실험을 포함한 다양한 핵 미사일을 속도전 형태로 발전시키는 도발을 연속할 것"이라며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는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다는 목표하에 이뤄지고 있으므로 한국과 미국에 대한 압박을 극대화하기 위해 도발 시기를 맞출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핵실험을 취임식에 맞추려는 행보가 아닐까 우려된다"며 "일정상 핵실험을 못해도 미사일이라도 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짚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