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WCC) 제11차 총회가 금년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계를 화해와 일치로 이끄신다”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이에 예장 통합 총회(총회장 류영모 목사)가 에큐메니칼 운동의 일환으로 마을교회를 소개하고 WCC 제11차 총회를 교단 내 목회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사랑의 공동체-마을교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26일 연신교회(담임 이순창 목사)에서 열린 행사 주제강연은 김한호 목사(WCC 제11차 총회 총대, 춘천동부교회)가 맡아 '비헤른의 서번트 리더십'이란 주제로 전했다. '서번트 리더십'은 "타인을 위한 봉사에 초점을 두며, 종업원, 고객 및 커뮤니티를 우선으로 여기고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헌신하는 리더십"(Robert K. Greenleaf)으로, ‘요한 하인리히 비헤른’(Hohann Hinrich Wichern, 1808-1881)은 이 리더십의 대표격인 인물이다.
김한호 목사는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와 한국사회의 시대적 고독감, 이 두 문제의 해결이 다름 아닌 잃어버린 ‘서번트 리더십’의 회복에 있다"고 강조하고, 비헤른과 그의 서번트 리더십을 통해 독일과 유럽국가 속에서 이끌어 낸 많은 변화를 소개했다.
그는 "비헤른의 작은 섬김 운동이 그 마을과 지역사회를 바꾸었고, 나아가 독일 사회가 디아코니아 기반의 국가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게 됐다"면서 "자신이 속해 있는 나라뿐만 아니라 소위 노르딕으로 불리는 복지국가에까지 선한 영향력을 드러내며 섬김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일깨워주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김 목사는 "비헤른이 섬김의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던 원천 '디아코니아'는 '진정한 사랑의 마음으로 상대를 섬기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말하고, "디아코니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예수가 제자들에게 본으로 보여 준 섬김 ‘세족’과 ‘성만찬’은 당시 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사실상 서번트 리더십의 시조는 예수"라고 했다.
그는 "독일교회는 비헤른의 서번트 리더십의 영향 아래 디아코니아를 국가 복지 시스템에 접목, 19세기까지 유례없는 도약과 성장을 거듭해 왔다"고 말하고, "독일 개혁교회에서 시작된 경건주의는 독일교회를 영성과 지성을 최고조로 상승케 했다"면서 "경제 부양과 맞물린 신앙 부흥은 독일을 세계적 선망의 대상으로 끌어 올리기에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세기, 서독과 동독의 통일 이후 계속되는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독일교회에 대해 설명한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독일과는 여러 면에서 다른 국가적·종교적 상황이 있지만, 고백성을 잃어버린 독일교회의 전철을 반면교사 삼고 한국교회에 부족한 전문성을 시대의 요구에 맞춰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나아가 김 목사는 "서번트 리더십이란 말은 최근 이 시대의 화두이지만, 실제로 ‘섬기는 자’, ‘서번트 리더’로 마을과 지역을 섬기는 이는 많지 않다"면서 한국교회가 이 서번트 리더십, 디아코니아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마을을 섬기는 교회여야 한다. 예수의 섬김의 정신인 디아코니아로 지역사회의 서번트 리더로서의 자리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장윤재 교수(WCC 제11차 총회 총대, 이화여대)가 'WCC 제11차 총회 주제 해설'(마을교회를 중심으로)을 했으며, 마을교회 사례 발제(해외: 이철용 양미강 선교사, 국내: 박미란 사모)도 이어졌다. 또 손윤탁 목사(남대문교회)와 박태권 목사(지역NCC전국협의회 총무)가 각각 에큐메니칼 운동에 관한 총회 결의 및 정책 문서와 지역NCC전국협의회를 소개했으며, 'WCC와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바른 이해' '에큐메니칼 운동의 지역교회 확산' 등의 방안을 논의하고자 공청회를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