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기독교연합회(전기연)는 지난 10년 동안 지역구 국회의원 등을 찾아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고 한다. 올해 1월 전기연 제53대 대표회장에 취임한 김동하 목사는 “총선 때 국회의원 후보자들을 찾아가 다짜고짜 ‘차별금지법(안) 반대’를 외칠 것이 아니”라며 “차별금지법 등이 왜 악법인지,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가 전기연과 맺은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약속을 파기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김 목사는 “전기연은 낙선운동도 불사해왔다”고 전했다. 실제 한 지역구 국회의원이 전기연과 맺은 약속을 파기하고 차별금지법(안)에 공동발의자로 서명하자, 다음 총선에서 낙선된 사례도 있다고 한다. 김 목사에 따르면, 전기연은 전주시내 1,400여 개 교회·20여 만 교인의 연합체다. 올해 3월 기준 전주시 인구(약 65만 여 명)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은 전기연 대표회장 김동하 목사와의 일문일답.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전라북도 전주시 소재 1,400개 교회와 20여 만 성도의 연합체인 전주시기독교연합회 대표회장 김동하 목사다. 현재 전주한동교회를 섬기고 있다.”
-취임 이후 연합회의 주요 사업은 무엇이었는가?
“현 시대가 반기독교적·비복음적인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그래서 전기연의 목적은 전주시 기독교인들이 복음의 소중한 가치를 회복하고 교회가 하나 돼서, 반기독교적인 문화로부터 우리의 믿음을 지켜, 교회의 소중함을 세상에 전해 빛과 소금을 감당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한국교계 대부분은 차별금지법 등 반기독교 법안 제정을 막기 위해 분투해왔다. 전기연도 지역구 국회의원을 찾아가 차별금지법 제정, 낙태합법화 등을 막기 위한 활동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우리 전기연은 차별금지법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기 시작한 지난 2012년부터 반대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아마 대한민국 지역교계에서 전기연이 차별금지법 반대 활동을 제일 잘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차별금지법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할 때부터 전기연은 지역구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을 일일이 만나 차별금지법 반대 의견을 적극 개진해왔다. 특히 해당 법안은 기독교뿐만 아니라 국가의 번영과 생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었다.
또 해당 법안에 대한 후보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이 우리 측 의견에 공감하도록 설득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를 통해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국회에 진출한 뒤 차별금지법(안)을 대표발의하거나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리지 않도록 한 것이다. 전기연은 이 활동을 굉장히 잘하고 있다. 전기연은 지역구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과 긴밀하고 두터운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서 서로의 의사를 잘 표현하고 수용하는 협력관계라고 볼 수 있다.”
-전기연이 지역구 국회의원·지자체장 등을 상대로 차별금지법 반대를 위한 설득작업을 활발히 진행해온 이유가 궁금하다.
“기독교의 기본 이념은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가 가정을 이루고 출산하며 번성하고 생육해 나가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성경적 가치관을 따른다면 반기독교·비복음적인 문화를 반대할 수밖에 없다. 전북기독교총연합회·한국교회연합회 등 여러 연합기구들과 연합해서 행동하고 있다.”
-앞서 차별금지법 등 기독교 악법 제정을 막는 과정에서 지역구의원들과 소통을 잘해오셨다고 말씀하셨다. 소통의 비결은 무엇인가?
“국회의원 선거 기간 동안, 각 후보자들을 찾아가 전주시 교계의 반동성애 의견에 동의하느냐고 묻는다. 만일 그 후보자가 우리의 의견에 동의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한다면, 그는 당선된 뒤에도 약속을 지킨다. 전주시 국회의원들은 최소한 약속을 깨뜨리는 일이 없다. 왜냐면 우리와의 약속을 어겨 낙선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낙선 사례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하다.
“일례로 전주시 지역구 국회의원 A씨는 ‘차별금지법(안)에 반대 하겠다’고 전기연과 약속했다. 하지만 A의원은 18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약속을 깨고 당시 발의된 차별금지법(안)에 공동발의자로 서명했다. 그러자 우리 전기연은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A의원에 대한 낙선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물론 국회의원 선거기간 동안 설교 등 공적인 자리에선 낙선운동을 펼치면 안 된다. 공직선거법을 준수하기 위해서다.
그럼 어떻게 하느냐? 우리 전기연 소속 목사님들은 사석에서 모여 A의원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교환한다. ‘A의원이 우리와의 차별금지법(안) 반대 약속을 깨뜨렸다’고 말이다. 전기연은 전주시내 1,400여 개 교회, 20여 만 성도가 연합한 단체다. 그렇게 목사님들 사이에서 말이 돌기 시작하면, 20여 만 전주시 성도에게까지 해당 내용이 전파된다.
이후 A의원은 19대 총선에 재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전기연 임원단은 A의원에게 찾아가 ‘왜 우리와의 약속을 파기했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A의원은 ‘당시 차별금지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모른 채 서명했다’고 해명하더라. 이후 20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된 A의원은 차별금지법(안)에 공동발의자로 서명을 하지 않았다.”
-차별금지법 반대 활동과 관련해서, 전국 지역교계 연합단체에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주민들이 선출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국회의원 후보자들에게 찾아가 다짜고짜 ‘차별금지법(안) 반대’를 외칠 것이 아니다. 차별금지법 등이 왜 악법인지,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설명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선거철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자주 만남을 가져 그들의 의견을 듣고 수용하는 등 소통을 진행한다면, (차별금지법 제정 저지 등) 이런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 2020년 7월 16일,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정기의회에서 당시 정의당 소속 한 도의원이 발의한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안건’이 찬성 11표, 반대 22표, 기권 3표로 부결된 바 있다. 이는 정기의회 이전부터 더불어민주당 소속 나인권 도의원이 소위 ‘차별금지법(안) 반대 의견’을 적극 개진한 덕택에 가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나 의원은 김제새순교회 장로로도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전기연이 이전부터 나인권 의원을 직접 방문해 차별금지법 등이 제정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설득했는지도 궁금하다.
“나인권 장로님은 김제시 소속 도의원이시다. 김제시에는 차별금지법(안)의 반대 활동에 열성적인 목회자 한 분이 계신다. 그 분은 전북기독교총연합회(전북기총) 관계자이기도 하다. 그 목사님은 나 장로님을 찾아가 차별금지법(안) 반대 의견을 지속적으로 말씀하시고 설득하셨다. 물론 이전부터 나 장로님은 신앙적으로 올바른 견해를 가지고 계셨다. 그래서 전북기총·전기연과의 소통은 이미 잘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나 의원께선 자신의 신앙적 양심에 따라 올바르게 목소리를 내시고 행동하셨다. 당시 차별금지법 관련 법안이 도의회에서 부결되자 전북기총은 나 의원에게 감사패를 드리기도 했다. 우리 전기연·전북기총은 나인권 의원을 비롯해 지역구 정치인들과 긴밀하고 두터운 소통 관계를 맺어왔기에 전북도의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안건’의 부결은 가능한 일이었다고 본다.”
-전주시를 비롯해 전북도 지역교계의 차별금지법(안) 반대 활동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전기연은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소통과 협상활동을 전담하고 있다. 전북성시화운동본부는 일상적인 반대 활동을 맡고 있다. 전북성시화운동본부 前 대표회장인 박재신 목사님 등이 주도하고 있다. 전북기총의 차별금지법 반대 활동도 전기연이 맡아서 하고 있다. 이처럼 정치인들과 소통하면서 긴밀한 협조 관계를 이뤄가고 있다.”
-목사님은 지방 인권위원회 인권위원으로도 활동하신 바 있다고 들었다.
“지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전라북도 인권위원회 인원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한 바 있다. 활동기간 동안 전라북도 내 동성애 차별금지법(안)이 인권위원회의 주요 의제로 이슈화되지 않도록 조정하기도 했다.”
-인권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주로 어떤 목소리를 내셨는가?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기억에 남는 특별한 일화가 있었는지도 궁금하다.
“2018년도 국가인권위원회는 광주광역시 소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전국 지방 인권위원들의 모임을 주최했다. 당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장이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모임은 동성애를 주제로 열렸는데, 동성애 찬동 의견이 일색이었다. 일각에선 ‘동성애를 반대하는 꼴통보수 기독교’ 등을 성토하는 목소리를 쏟아내기도 했다. 당시의 분위기에 압박을 느꼈지만, 그들만의 편파적인 ‘인권관’에 분통을 느껴 발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국가인권위원회는 장애인, 다문화가정, 외국인 근로자 등 억압받고 보호받지 못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사람의 입장을 대변하는 목적으로 창설됐다. 그런데 왜 매번 동성애 찬성만을 외치느냐. 어떻게 동성애를 반대하는 기독교를 꼴통보수 집단으로 매도하느냐. 인권위가 이렇게 매번 동성애만을 주제로 토론하고 얘기하면 안 된다. 앞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자기 권익을 보호받을 수 없는 어려운 사람들을 보호해야 하는 기관이 돼야한다. 이것이 인권위의 본래 창설 목적이 아닌가. 다양한 인권을 놓고 얘기해야지 보편타당한 인권관에 부합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발언했었다.
이후 제가 전라북도 인권위원회 인권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동안 기관 내부에선 ‘기독교 보수 꼴통’ 등의 얘기는 일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전북시민사회단체들은 차기 전북도 인권위원회에서 나를 배제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중앙 일간지에서도 해당 사건이 이슈화되기도 했다. 임기가 만료된 후 저는 더 이상 전북도 인권위원으로 활동하지 않기로 했다.”
-동성애·낙태 반대 등이 기독교계만의 주장이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설득력을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동성애·낙태 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왜 내 자유를 간섭하느냐?’고 주장한다. 그러나 세상은 공존의 세상이다. 자기중심적인 인권을 얘기하기 이전에, 사람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임을 생각하길 바란다. 또 동성애·낙태주의자들도 어머니와 아버지와의 결혼으로 태어났는데도, 왜 동성애·낙태라는 자기 권리만 주장하는가. 그들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외면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동성애·성전환 등을 ‘자연스런 성적 끌림’에 포함시키면서 이를 죄로 규정하는 주장은 소수자 차별이라고 말한다. 또 소수를 위해 다수가 불편을 감수하는 것도 인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다수자에 대한 역차별이다. 소수를 위해 다수는 불의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인권인가.
동성애자들은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 살면 된다. 그런 행위에 국가권력은 어떠한 방해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우리를 차별하느냐고 주장하는가. 그럴 필요는 없다. 자기들끼리 좋아서 하는 동성애 행위에 국가나 시민들은 간섭하지 않는데, 친동성애 단체들은 동성애를 하나의 법적 특혜나 권리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소수자의 요구만큼 침해 받는 다수자의 권리도 있다. 소수자라는 이유로 다수의 의견을 틀리다고 묵살해선 안 된다.”
-목사님이 생각하시는 인권이란?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셨다. 인간 개개인은 매우 소중하다. 하나님의 창조물이니까. 그리고 인간에겐 창조자의 목적이 있다. 창조자의 목적에 따라 이 땅에서 존재하고 살아가는 것이 선(善)이다. 나를 창조하신 분의 목적에 따라 우리의 삶을 꾸려나가는 것이 인권이다. 아울러 성경에선 남녀를 창조하신 목적을 말하고 있다. 즉 남자와 여자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이 하나님의 선(善)이자 정의라고 강조하고 싶다.”
-끝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우리 젊은이들이 꼭 결혼을 하길 바란다. 그래서 아이를 낳고 부모가 돼 자녀를 잘 양육하기를 부탁드린다. 이에 따른 하나님의 축복이 있다. 하나님은 분명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메시지를 사람에게 주셨다. 그러나 현대 대중매체는 독신·이혼 등을 조장하고 있다. 비(非)출산이 인간의 자유로운 삶이라며 왜곡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매스컴은 이를 속히 멈추고 사람의 존재됨이자 아름다운 목적인 ‘생육하고 번성하는 가치관’을 회복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도 한국 기독교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면서 생육과 번성이 인간 존재의 이유와 목적임을 힘써 전파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기연은 우리 젊은이들이 성경적 가치관을 회복하고 전주시 복음화에 기여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