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대전 지역 4개 노회(대전·대전중앙·동대전제일·서대전)가 18일 오전 대전중앙교회(담임 고석찬 목사)에서 대전노회 창립 70주년 감사예배 및 세미나를 개최했다. 대전노회는 지난 1952년 5월 21일 이 지역 단일 노회로 창립해 현재 4개 노회가 됐다.
앞서 4개 노회는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준비해 왔다. 오정호 목사(대전 새로남교회)가 준비위원장을, 4개 노회 노회장인 류명렬(대전)·이병세(대전중앙)·조상용(동대전제일)·임정묵(서대전) 목사가 공동위원장을 각각 맡았다.
먼저 원철 목사(준비위 예배위원장)가 인도한 예배는 오정호 목사(준비위원장)의 환영사, 홍승철 장로(대전 지역 장로회연합회장)의 기도, 임정묵 목사(준비위 공동위원장)의 성경봉독, 배광식 목사(총회장)의 설교, 신종철 목사(총회 제105회기 역사위원장)의 70년사 보고, 이병세 목사(공동위원장)의 경과보고, 교단 증경총회장들인 김준규·황승기·최병남 목사의 축사와 증경부총회장인 강의창 장로의 축사, 공로·감사패 증정, 하재호 목사(준비위 사무총장)의 광고, 조상용 목사(준비위 공동위원장)의 축도로 드렸다.
◆ “통회의 눈물 흘리며 다시 영적 전쟁의 자리로”
준비위원장 오정호 목사는 환영사에서 “대전 지역 4개 노회 각 지교회들이 교회의 존재 이유와 본질을 붙잡는 일에 더욱 탄력을 받는 이번 70주년 감사예배가 될 줄 확신한다”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예배공동체, 이웃을 위한 선교공동체, 교회 자신을 위한 당대와 미래세대의 제자화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각 노회가 되기를 소원한다”고 했다.
오 목사는 “교회의 통치자이신 우리 주님께서 기대하시고 명령하시는 정위치를 확인함과 동시에 우리 미래세대가 복음을 계승함에 대한 결기를 새롭게 해 하나님의 은혜와 복음의 영광을 선포하는 일을 극대화하는 은총의 대회가 되기를 소원한다”고 전했다.
배 목사는 “오늘 우리가 개혁신학과 생명신학을 자랑하지만, 그것이 평화롭게 우리에게 전수된 게 아니”라며 “그렇기에 우리도 믿음의 후손들에게 이 거룩한 신학을 전수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오늘의 위기 가운데 가슴을 치며 하나님 앞에 울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공식 통계에 의하면 (합동 측) 1천여 교회가 문을 닫았다. 현재 교인 수는 3백만 명이 아니라 250만도 되지 않는다”며 “그런데 이런 외적 위기보다 더 큰 위기는 오늘 우리가 그것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하나님 앞에 울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배 목사는 “칼빈의 말처럼 ‘내 심장을 하나님 앞에 드립니다’, 이런 신앙의 뜨거움이 없다면 오늘 우리가 무엇을 기념할 수 있겠는가”라며 “하나님 앞에서 통회의 눈물을 흘리는 일이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다시 영적 전쟁의 자리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 “대전 지역 노회들, 총회의 심장 역할”
축사는 대전 지역 노회 출신의 증경 정·부총회장들이 했다. 먼저 김준규 목사는 “대전노회가 창립 70년을 맞은 것은 하나님의 크신 은총”이라며 “대전 지역 4개 노회는 과거 선배 목회자들의 충성스러운 헌신과 봉사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이제 대전노회를 더욱 부흥·발전시켜야 할 사명이 현재의 목사와 장로들에게 있다”고 했다.
이어 황승기 목사는 “대전노회는 70년이라는 역사에서 많은 풍파를 겪었지만 그것을 견디고 오늘에 이르렀다”며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대전 지역 4개 노회를 지켜주시고 인도해주신 것처럼 앞으로도 복을 주셔서 노회들이 더욱 크게 성장하는 역사가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최병남 목사는 “대전의 노회들이 여러 시련을 겪었지만 그 가운데서도 굳게 서서 흔들림 없이 신앙을 지켜왔다”며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어느 지역 못지 않은 훌륭한 주님의 사자들을 보내시고 세우셔서 이들을 통해 복음이 전파되게 하셨다”고 했다.
강의창 장로는 “대전 지역 노회들은 우리 총회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다. 심장이 잘 뛰어야 총회가 사는 것”이라며 “그런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하나로 뭉쳐서 협력해 선을 이루는 대전 지역 노회들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후 준비위원장인 오정호 목사가 이들 증경 정·부총회장들에게 공로패를 증정했고, 故 이자익·양화석 목사 등 대전노회 설립에 공헌한 선배 목회자들의 후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김준규 목사는 대전 노회 출신이지만 이후 충북노회 소속으로 총회장을 역임했다.
예배 후에는 오종영 목사(준비위 세미나위원장)의 인도로 박용규 교수(총신대 신대원 역사신학 명예교수)가 강사로 참여한 가운데 세미나가 진행됐다.
◆ “충청-대전 지역 노회, 총회 방향 설정·제시”
‘한국장로교 과거, 현재, 미래’라는 제목으로 강연한 박 교수는 “한국의 기독교를 빼놓고 한국의 근대화를 논할 수 없다”며 “선교사들이 설립한 병원은 오늘날 근대 서양의학을 대변하는 병원으로 자리 잡았고, 그들이 설립한 학교들은 이 나라 인재를 양성하는 사학의 명문들로 명성을 날리고 있고, 그들이 설립한 교회들이 오늘날 세계선교를 견인하고 놀라운 기독교 인구를 가진 한국교회로 성장했다”고 했다.
특히 그는 “그동안 충청-대전 지역 노회는 한국장로교 총회의 주류였고, 중심이었다. 지리적 위치도 그렇지만 총회의 방향을 설정하고 제시하는 역할을 감당했다. 자긍심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며 “이제 그 전통을 계승한 노회들은 그 동안 노회가 배출한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전통과 그 역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박 교수는 “길선주 목사의 영성, 주기철 목사의 일사각오의 신앙, 손양원 목사의 사랑의 실천, 한경직 목사와 김준곤 목사의 민족복음화운동, 동시에 박형룡 박사의 성경무오사상, 박윤선 목사의 말씀과 성령, 명신홍 목사의 실천적 교회상을 우리 교단이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기독교 역사 속에는 늘 위기가 있었다.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하나님은 믿음의 눈을 가진 사람들에게 열어주셨다. 그래서 그들을 통해서, 그런 사람들의 무리들을 통해서 새로운 역사를 쓰게 하셨다”며 “충청-대전노회 전통을 계승한 여러분들의 노회가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