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 국회에서 화상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를 도울 수 있다"며 한국의 지원을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화상연설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가 도움을 준 데 감사하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살아남고, 이기려면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탱크, 배, 러시아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군사장비가 한국에 있다. 저희가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대한민국에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이런 무기를 받게 되면 일반 국민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살릴 수 있는 기회"라며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러시아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한국전쟁도 언급하며 국제사회가 하나로 힘을 합해 러시아를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1950년대 전쟁을 한 번 겪었고, 수많은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하지만 한국은 이겨냈다. 그때 국제사회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러시아가 저절로 멈출 것이라는 기대는 없다. 이 상황에서 이성이 이겨낼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며 "국제사회 동원으로 러시아가 변화를 선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국경을 지키는 데는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수많은 경제제재가 도입됐지만 러시아는 아직 제재의 영향이 부족해 멈출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러시아 은행들은 국제은행 재개와 협력이 완전히 멈춰야 하고, 다른 국가 기업들은 완전히 러시아와 협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전세계적으로 죽음과 빈곤을 퍼뜨리고 있다. 국제 기업들은 러시아에서 철수하고, 러시아에서 세금을 내지 않고, 러시아 경제를 지지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전 세계와 타협을 하려고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는 전 세계를 화학무기와 핵무기를 내세우며 협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만 점령하려고 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다음에는 다른 국가를 공격할 것이고, 우크라이나 말고 다른 국가들에 군대를 파견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든 나라는 독립을 가질 권리가 있고, 모든 도시는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다. 모든 사람은 전쟁으로 죽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우리는 바로 이런 것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이런 것을 위해 우리와 함께 서서 러시아에 맞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연설 말미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마리오폴 시의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뉴시스